시네페미니즘 -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읽는 13가지 방법
주유신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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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란 여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이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ME TOO운동"도 이러한 맥락에서 페미니즘 운동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특히 극단과 영화계의 미투가 많은것은, 그 업계의 배경은 물론이고 그 곳에서 만들어내는 작품들 또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작품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남성향으로 쓰여져왔고, 그것은 특히 한국에서 가부장제를 굳히는데 어느정도 큰 역할을 해왔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가생활 중 하나인 영화는, 사상을 주입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그것은 다양한 연령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지금 느끼는 불평등이 당연한듯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껏 우리나라에서 여성을 위한 영화가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또한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의 시각으로 영화를 읽는 13가지 관점들을 이 책에서 소개한다. 그 전에 앞서,작가는 서양의 개념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시네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1장과 2장에서는 서구 페미니스트들의 개념을 가져와 설명하고 있다. 페미니즘에 관심은 많지만 기초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조금 어려웠기 때문에 '공부'하며 보았다. 책에 밑줄 긋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처음으로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해가며 책 한권을 읽으니 마치 시험기간을 미리 겪고 있는 것 같아 읽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데 바로 이 개념 설명 부분들이다. 크게 본다면 전개 과정을 시대순으로 정리해둔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그러나  문장 속의 단어들이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하며 보는 것을 추천한다. 위의 사진은 글의 서두에 나오는 문단이다. 영화 안밖에서 수동적인 소비자의 역할을 벗어나기 어려웠던 그동안의 역사와 여성들의 한없이 낮은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며 이로 인해 생겨난 비평론을 시대 순으로 차근히 풀어 나간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김기덕'감독에 관련된 미투운동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를 선두로 하여 수많은 성범죄자들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내가 접했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피에타>였는데, 굉장히 보기 찝찝했던 기억이 난다. 전공 수업이라 어쩔 수 없이 보고 분석했지만 개인적으로 아직도 그의 작품이 왜 상을 받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피에타에서만 봐도 그의 영화에서 여성은 아주 약자로 나온다(물론 그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회적 약자였지만). 빚을 갚기위해 주인공에게 자기 몸을 파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나쁜남자>의 여주인공도 몸을 파는 여성으로 나오니 이런 모습이 그에게 인식되는 여성이라는 존재인 것 같다. 주유신 작가님은 여성의 시각으로 <나쁜 남자>를 읽으며 "김기덕의 영화들에서 여성의 육체는 남성의 욕망과 정액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여성이라는 존재는 성기 그 자체로 환원된다"(P.30)고 설명한다.  중간 부분을 인용한 것이라 말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책의 전문을 읽는다면 아주 공감되는 핵심 문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하며

인스타그램에서도 짧게 언급한적이 있지만 이 책은 두께도 두껍고 내용도 어렵다. 그러나 이 어려운 내용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는 점에서 어느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영화의 폭력적·가부장적 모습에 불편함을 느꼈던 누군가에게도, 그리고 페미니즘을 공부해야할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이 책은 하나의 시각을 보여주고 일깨워준다. 그동안 뜨려 노력했던 내 눈도 조금은 뜨인 느낌이다.  사회적으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 여자 연예인이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읽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테러를 받는 이 사회에서, 평등을 위한 길의 초석이 되어줄 수 있는 이 같은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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