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펭귄클래식 4
조지 오웰 지음, 최희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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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라는 방송에 나온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그의 유명한 작품인 '1984'를 읽어보진 못했으나 '동물농장'을 읽고 '1984'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본격적으로 책 소개를 해보자면, 우선 이 책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소설 치고 비교적 얇은 두께로, 가지고 다니며 편하게 읽기 좋은 책이다. 한 손에 잡히는 크기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 다니기 수월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날개에 빼곡히 적혀 있는 작가에 대한 소개문이 눈길을 끈다. 앞날개와 뒷날개 모두 작가에 대한 소개 글로 적혀있는 책은 처음이라 형식이 마음에 들었다.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 맬컴 브래드버리라는 사람이 쓴 서문이 나와있어 작품이 쓰인 시기와 사회적 상황을 짚고 넘어갈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사에 대해 무지한 편이라, 서문을 통해 시대와 작품을 연관 지어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동물농장 또는 결국 되돌아오는 장원 농장과 비슷한 곳에서 살아왔거나 힘겹게 버티고 있다. 이 작품은 현대의 위대한 정치적 우화 가운데 하나이고, 이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 즉 독재와 배반으로 변하는 순수하고 꼭 필요한 혁명에 대한 이야기는 정치적 지혜의 결정적인 일부일 뿐만 아니라 현대의 근본적인 신화이기도 하다."

-맬컴 브래드버리


존스가 운영하는 '장원 농장'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동물농장'을 거쳐 나폴레옹이 운영하는 '장원 농장'으로 끝난다. 인간인 존스에게 대항하기 위해 동물주의를 창설하고, 그들을 몰아낸 동물들은 평화로운 삶을 누리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돼지들 중에서도 유독 뛰어난 나폴레옹과 스노볼의 갈등이 극대화된 풍차 사건으로 인해 그들의 삶은 송두리째 바뀐다. '권력에 대한 욕망은 어디까지 지속되며, 어디에서 끝이 나는가?' 란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게 하는 책이었다.

풍차 사건 이후, 스노볼에 대한 무성한 소문은 커질 대로 커져, 보이지 않는 공포를 형성한다. 실제로 그는 나폴레옹이 이끄는 개들에 의해 농장에서 쫓기듯이 나간 이후로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농장의 동물들은 선전과 선동에 휘말려 스노볼의 존재를 두려워한다. 나폴레옹이 권력을 형성해가는 과정은 은연중에 기억을 조장하고, 기록을 수정하는 등 똑똑함을 앞세워 다수의 농장 동물들을 무지하게 만들어 나가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그의 앞잡이라고 볼 수 있는 또 다른 돼지, 스퀼러는 글을 완전히 읽지 못하는 동물들에게 화려한 언변으로 나폴레옹의 명령이 동물주의에 걸맞는 것이며, 농장을 위하는 정당한 지시임을 주입시킨다. 그로 인해 동물들은 이 생활이 처음에 동물주의를 만든 목적에 맞는 삶이라 생각지 않다가도, 결국 수긍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밖에 있던 동물들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인간에서 돼지로, 그리고 다시 돼지에서 인간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미 어느 것이 돼지의 얼굴이고 어느 것이 인간의 얼굴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 p.159


마지막 문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결국 이 소설은 권력을 잡은 독재자에 의해 다시 반복되는 불공정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래 살아 본 것이 많은 당나귀, 벤자민의 태도가 이해되는 결말이었다. 동물들을 지배하던 농장의 원 주인인 존스를 몰아내며 동물주의 7계명을 수립했을 때, 인간을 따라 하면 안 된다는 문구들이 적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잡은 돼지들은 끝내 인간처럼 변해간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네 발로 걷기를 포기하고 두 발로 돼지들이 서서 돌아다닐 때였다. 나는 이 대목에서 결말을 예상했던 것 같다. 사실 스노볼이 다시 돌아와 나폴레옹의 독재 상황을 끝내주길 바랐는데, 결국 나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스노볼은 어디로 갔을까?

"권력이란 무엇인가 "


개인적으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모든 동물들과 사건들은 지금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의 한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소설이었다. 1945년에 세상 밖으로 나온 작품이지만 8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읽어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것을 보면 아직 사회는 많이 발전하지 않았구나- 또는 여전히 반복되는 굴레구나-란 생각이 든다. 권력을 한번 맛보면 다들 그렇게 되는 것일까? 권력을 잡아보지 못해서, 정의를 앞세워 그들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권력의 정당성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두고두고 읽히는 책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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