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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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림태주 작가님의 세 번째 산문집인 '관계의 물리학'. 알라딘 서점 사이트를 구경하다 책 소개에 이끌려 바로 받아본 책이다. 인간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님 특유의 문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실은 - 림태주 작가님의 책은 이번에 읽은 '관계의 물리학'이 처음! 그러나 너무 좋은 비유와 단어들에, 첫 번째와 두 번째 산문집도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책 사는 것에 돈 아끼지 말자'라는 새해 다짐을 실천할 때가 되었다!!( ᐛ )و

총 4부로 이루어진 책은, 읽다 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나를 알아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1부와 2부는 관계의 힘으로 돌아가는 지구에서 우리가 관계를 잘 이루기 위해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3부와 4부는 누군가의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가 어떻게 행복을 찾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지, '우리'보다는 일단 '나'에게 초점이 맞춰진 내용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몰입도가 더 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일단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자존감이 올라간 느낌. 

인간관계에 관한 많은 책의 결론은 나의 탓 아니면 남의 탓으로 나뉜다. 그러나 '관계의 물리학'의 관계는 누구의 탓도 아닌 우주의 힘으로, 지극히 당연한 힘에 의해 이끌리고 멀어지고 적당히 거리를 두기를 반복한다. 모든 탓을 나에게로 돌리는 비관주의자인 나에게 꽤나 큰 위로가 되었던-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물리학'이라는 제목답게 인간관계를 천체물리학 용어를 사용해 풀어낸 점이 읽는 내내  소름 돋게(?) 좋았다는. 천체물리학 용어라고 해도 다 알기 쉬운 용어들이니 겁먹을 필요 없다. 오히려 학창시절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용어들이 새롭게 재탄생되는 느낌을 받아 '아 이런 단어를 사용해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어떤 느낌인지 모를 것 같아 아래에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구절 몇 개와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개 적어두도록 하겠다. 글을 보고 아, 이거다! 싶으면 망설이지 말고 읽어보길 추천 추천. (무엇보다 책 디자인도 너무 깔끔하고 예쁘게 잘 되어있어 소장 가치 업업)

 "오늘 지구와 달 사이에 일어난 인력과 공전, 지난 월요일과 일요일 사이에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들, 당신과 나 사이에 생겨난 수많은 사건과 감정들.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틈새에, 누군가와의 사이에 존재한다. 신비롭게도 그 사이는 너무도 적당해서 우리가 축복받은 생명임을 금방 느낄 수 있게 한다. 해와 지상의 거리가 적당해서 감나무에 감꽃이 피고 토마토가 붉어지고 빨래가 햇볕 냄새를 빨아들이며 눈부시게 마른다." - p. 46


 "나는 세상에 생겨난 모든 행복의 질량은 생산지가 어디거나 생산자가 누구이거나 동일핟하다고 생각한다. 부피나 모양이 달라 보일지 모르지만 무게는 어느 것이든 똑같다. 왜냐하면 어느 곳에서든 행복은 머리 위 공중에 뜨기 때문이다. 크든 작든 똑같이 무중력 상태마냥 둥둥 뜬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을 낚아채는 순간, 몸이 공중에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 p. 140


 "사생활이 나만의 공간이듯이 관계도 하나의 입체적 공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까워진 두 사람 사이에 새로운 공간이 형성되면, 그 공간 안에서 조화가 가능해진다. 친밀과 교감의 시간을 쌓아가는는 협업이 관계다." - p. 155


 "감정은 애완견과의 산책과 같다. 내가 어디로 갈지는 애완견이 아니라 목줄을 쥔 내가 정하는 것이다." - p. 203


 "어느 날 설거지를 하다가 깨달았다. 포개진 국그릇 두 개가 꽉 끼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메마른 채 너무 오래 둔 탓이었다. 처음엔 힘을 줘 억지로 빼보려고 했고, 나중에는 따뜻한한 물과 비눗물로 살살 달랬다. 이것을 무슨 불길한 징조로 예감하는 스스로의 나약함을 책망했고, 앞으로는 나의 생활을 물기 한 점 없이 푸석거리게 방치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 p.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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