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우리그림책 53
서영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예약주문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중 하나인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표지가 너무 x10 귀여워서 받자마자 바로 펼쳤는데, 안의 그림들에 더욱 심장 저격 당했다.. 한마디로 심쿵. 따듯한 색감에 마음 같아선 책 한 면을 찢어 방에 붙여놓고 싶었지만 망가질 책이 싫어 그냥 오래 두고 감상하기로 했다. 아직도 독서대에 펼쳐져 있는 책! 지금 보니 무지개 문구점이라는 이름도 엄청 의미 있고 그렇다. 책을 처음 읽을 땐 몰랐는데, 리뷰를 쓰면서 '헉 이거 의도한 건가?' 싶은 장치를 발견할 때면 탐정이 된 것만 같고 은근 기분이 좋다. 그게 맞지 않더라도!

우리의 주인공인 귀여운 분홍색 돼지는, 문구점에서 열심히 뽑은 뽑기 볼을 가지고 비를 피하기 위해 나선다. 다 말할 순 없지만 벼락 맞은 나무를 뒤집어쓰거나 개구리 집을 머리에 얹고 가는 등, 다양하고도 다채로운 7가지 방법으로 비를 피하는 돼지의 여정이 그려져 있다. 왠지 실현 가능성이 있을 법한 방법과 상상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이 섞여 있는데, 난 굳이 시도하자면 상상력을 통해 비를 피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싶다. 왜냐하면 일단 내가 생각하는 그 어떤 것이라도 우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스나 모자, 실제 우산은 현실에서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택해보겠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마 나라면, 펠리컨의 입속에 들어가 안전하게 집까지 날아갈 것이다. 책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 책의 매력이 아닌가 - 란 생각이 불쑥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비 맞는 걸 정말 싫어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지금도 비를 맞기는 싫지만, 그때의 내가 이런 그림책을 봤다면 우산이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상상력을 동원해 새로운 나만의 우산을 만들어 냈을 텐데. 비록 비는 맞겠지만 기분은 괜찮았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위해 우산을 들고나간 적은 몇 번 있어도, 비 오는 날 누군가가 나를 위해 우산을 가지고 나와준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마 도움이 필요 없는 큰 딸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누군가를 부르길 싫어한 탓도 있지만. 작가님이 이 책이 혼자인 모두의 마음에 작은 우산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고집만 셌던 어릴 적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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