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듬 - 17년차 번역가의 유일무이한 존재로서의 자기 탐구
노지양 지음 / 현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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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책은 너무나 진솔해
중간중간 책을 덮고 티슈로 눈가를 찍던지
심호흡을 고르고 다시 펴야한다.

첫 에세이도 그랬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

바쁜 일상에 찌들었다가
이렇게 마음을 열어주는 책을 만나면
한없이 말랑해진다.

곁에 두고 오래 함께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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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 -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
김미조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아껴 읽고 싶은 책을 만났어요.
빌려볼까 하다가 샀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네요.
후속작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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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과 여신 - 여성혐오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했는가?
레너드 쉴레인 지음, 윤영삼.조윤정 옮김 / 콘체르토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리 좋은 것도 그늘을 드리우기 마련이다… 그것만의 고유한 탁월함은 동시에 비극적 결함이 된다.' - 윌리엄 어윈 톰슨 


세종대왕이 ‘어린 백셩을 어여삐여겨’ 만든 한글을 사랑하고 문자를 깨우쳤기에 누리는 많은 혜택을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였지, 이 문자라는 것이 오히려 여성들의 지위를 하락하게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문자의 등장으로 가부장제가 등장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었다. 

여신이 폐위된 원인으로 많은 학자들이 외부의 침략, 사적 소유권의 발명, 고대국가의 형성, 잉여가치의 발생, 여자에게 불리한 교육제도 등을 제시하는데 레너드 쉴레인은 여기에 또다른 요인으로 알파벳을 추가한다. 

마녀사냥이 왜 발생했으며 왜 ‘마귀사냥’에 남자는 없고 여자만 있는지, 그것이 여성들의 무의식에 무엇을 심어 넣었는지를 읽을 때는 문자가 축복이 아닌 저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의 행동이 마녀열풍을 부추기는 요인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전쟁 동안 포로로 잡힌 미군장교들은 엄청난 심리적 세뇌공격을 받았다. 고도로 훈련된 이 전문가들 중에 놀라울 만큼 많은 수가 자신이 ‘미국 자본가들의 개’라고 인정하는 진술서에 서명한다. 공산당노선을 열렬히 지지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여자 공산당원과 결혼하여 공산주의국가에서 정착하여 살았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해진 고문은 마녀사냥 시절 여자들에게 가한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더욱이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구출될 수 있다는 희망도 품을 수도 있었다. 

이에 비해 마녀재판을 받는 여자들에게는 희망이 없었다. 그들을 구해주거나 변호해 줄 백기사도 없었다. 그 세계의 백기사들―사제, 목사, 왕, 재판관, 교황―은 모두 여자를 잡아먹기 위해 안달 나 있었다. 오랜 시간 지속된 잔혹한 가부장제의 가장 심각한 심리적, 성적, 육체적 테러의 피해자였던 그들이 스스로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뛰어든 것은 어찌 보면 전혀 이상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여자들이 마녀사냥을 자초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먼저 입을 틀어막고 어둡고 차갑고 눅눅한 지하감옥에 처넣어 매일 주리를 틀고 엄지손가락을 비트는 고문을 한 다음 한 달 뒤 꺼내서 아직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는지 물어보는 것이 공정할 것이다. – 619p 

이 기나긴 테러정치는 살아남은 여자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을까? 아마도 지금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돌이킬 수 없는 공포와 슬픔과 아픔을 남겼을 것이다. 당시 서양에 사는 여자였다면 그러한 비극적 상황을 절대 모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실제로 산 사람을 불에 태우는 장 면을 한 번이라도 목격한다면 극심한 심리적 쇼크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여자들끼리의 우정은 극도로 위험한 것이 되고 말았다. 친구가 체포되면, 고문과 협박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불지 않을 것이라고 누구도 보장 할 수 없었다.– 622p 

저자는 인류의 역사가 이토록 잔인했으며, 그 광기의 시대에 문자가 있었음을 설명하기 위해 이분법적인 접근방식을 사용한다. 덕분에 핵심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충분했으나, 읽고 나서 개인적인 재해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자로 된 기사보다 영상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는 빈도수가 높아지고 있다. ‘태초에 이미지가 있었다. 어느 순간 문자가 출현해 5,000년 동안 세상을 지배했다. 이제 이미지가 다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이미지가 확산되어 우뇌적 가차가 중시되는 미래에는 오랜 시간 무시되고 억압받았던 여성이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누리게 될까. 

디지털시대로의 변화가 찬란한 희망이 될지 문자의 퇴보로 또다른 과도기를 초래할지 많은 부분들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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