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8
페터 한트케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패터 한트케는 이 작품에 대해 '나는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를 통해 한 인간의 발전 가능성과 그 희망을 서술하려 했다' 라고 서평을 남겼다. '인간의 발전 가능성' 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 작품이 쓰였던 미국의 70년대 상황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소설은 그가 아내와의 이혼 미국여행에 영향을 받아 씌여지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씌여진 <소망 없는불행>은 1부만 읽어 본 상황이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자전적인 흔적들이 나타난다.
작중 주인공 '나'는 아내로 부터 짧은 편지를 받고 미국으로 떠나 여행을 하면서 그가 바라보는 주변모습과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면서 떠오르는 자의식과 과거 자신을 회상하는 서사구조로 되어있다. 주인공의 직업이 작가이고 국적이 오스트리아인 이유 또한 한트케 본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70년에미국을 바라보면서 어떤 가능성을 느꼈던 것일까.
유디트
: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는 구약성경 외전 유딧서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테마로장군 홀로페르네스가 유대인 도시 베툴리아를 함락하기 직전. 물 공급이 막혀 항복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신앙심 깊고 부유한 과부 유디트가 도시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아름답게 치장하고 거짓투항하여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환심을 산 뒤 만취한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어 돌아온다는 대범한 계획을 하녀 아브라와 단 둘이서 성공시켜버린다. -위키백과-
위 내용은 작중 인물인 아내 '유디트'를 검색한 결과이다. 작품에서 유디트는 '나'에게 강도를 보내고 전기가 흐르는 소포를 보내며 테러같은 행동 취하는데, 유디트의 사전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작품에서 아내에게 총을 맞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나'는 피를 흘리며 실제 죽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그의 내적 변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이다.
'내가 아직 예전의 나로 남아 있고, 또 그런 나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넌 더리'(p64)가 났던 '나'에서 '이 세상이 정말 나를 향해 가슴을 활짝 열어 젖히고 있으며 매 순간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p147) 을 점점 변화 하게되는데 이는 당시의 미국 상황을 바라보면서 한트케가 느꼈던 감정일지도 모른다. 소설 속에서
'나'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혹은 바에 들러 술한잔을 하며 신문을 읽는 부분이 나온다. 한트케 또한 당시의 신문에서 여성운동에 관한 기사를 접했을 것이다.
'미국의 70년대' 로 검색한 위키백과 내용 중에서...
: 새로운 여성 해방 운동이 규모와 파워를 키워 많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1968년에는 시민권 운동을 미국의 주요한 사회 혁명의 화두로 대두되었다. 거리행진, 퍼레이드, 랠리, 보이콧 그리고 피켓을 들고 수천 또는 수백만 사람들이 나섰으며, 프리단의 ‘평등을 위해 여성 파업’(Women's Strike for Equality, 1970)이 전국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위키백과-
작품에서 나타나는 술마시는 아버지의 두려움과 전 작품인 <소망 없는 불행>에서 표현한비참한 결혼 생활로 인해 자살을 선택한 어머니를 떠올려 본다면 이는 그에게 시사하는 바가 남달랐을 것이다. 무엇인가 바랄 수없었고 욕망할 수도 없던 한 여자의 삶이 다량의 수면제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은 긴 불행을 살았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세상의 변화를 마주하는 짧은 순간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