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 혁명
오쿠마 유키코 지음, 노명근, 노혜련 옮김 / 예영커뮤니케이션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몸져누운 노인.. <노인복지 혁명>의 저자는 맨 먼저 이 단어로 책을 시작한다. 일본어로 '네다키리 노인'이라는 이 용어는 일본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라 한다. 한국에서도 흔히 쓰이는 용어라고 생각된다. 손발이 저리고 아플때, 병이 심각하여 손 쓸 수 없을 때 한국인도 몸져눕기 때문이다. 이것이 당연한 현실 같다.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고, 옆에서 간호하던 사람들은 다 지쳐서 쓰러지고, 마땅히 어디로 갈 데도 없고.. 그러니 몸져누울 수 밖에..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일찍이 고령사회에 들어선 국가에는 몸져누운 노인이 없다고.. 일본에서는 누워있어야 할만한 사람들도 그곳에선 휠체어에 타거나, 보행기를 이용해 '걷고' 있었다고.. 이러한 발언을 한 당시 일본사회에서는 믿을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물론, 나도 믿을수 없다. 힘들면 누워있는 것이 정상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난 어떠한 충격에 사로잡혀 있었다. 문화적 충격이랄까.. 분명 같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복지정책은 일본과, 한국을 아주 먼 과거의 나라로 만들어버렸다.

제1장에서 저자는 '몸져누운 노인이 없다!'는 충격사실고백을 한다. 저자가 덴마크,스웨덴을 돌아다니며 알아본 여러가지 시설들과, 복지정책들은 일본인인 저자를 아주 놀라게 만들었다. 반신불수의 할머니가 혼자서 생활할수 있고, 거리는 휠체어를 탄 고령자들이 마음껏 활보하고 있고, 주민 1만명이 사는 지역에 400명 가량의 가정도우미가 있다는 사실..게다가 조그마한 버튼 하나를 누르면 건장한 청년 2명이 손살같이 달려오는 시스템구축, 갑자기 넘어졌을 경우 어떤 신호만 보내면 전화 없이도 대화할 수 있는 첨단장비들.. 명탐정과 같은 방문간호부, 각 가정의 전문의사, 돌된 아기서부터 90살에 이르는 노인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는 전동휠체어..게다가 무료.. 그 외에도 많이 있지만, 이러한 사실에 저자는 깜짝 놀라며 자신의 나라인 일본과 비교하게 된다. 일본은 며느리가 가정의이자, 방문간호부, 가정도우미이다. 물론,혼자서 노인이나, 장애자의 수발을 다 들 수 없다. 따라서, 일치감치 지치기 마련이며, 병원에 모셔놓기도(저자의 말을 빌리자면,버리기도..)한다. 이러한 일본사회에서 노인을 가둬놓거나, 손발을 묶는 일은 허다하다. 하지만... 비단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도 노인이나, 장애자들의 복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는 말하지못할 것이다. 얼굴을 붉혔으면 붉혔지.. TV 드라마를 보면 가끔씩 치매에 걸린 노인이 나온다. 그럼, 그 치매노인과 함께 사는 가족들은 어떨까.. 100이면 100 다 불행하게 산다. 온 집안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노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 쓰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얼마 전 호주와,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었던 '공항할머니'사건도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저지른 일이었다. 애꿎은 아들만 '어머니를 호주 땅에 버리고 온 불효자' 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그 집에 가보니, 온이웃과 연락을 끊고 일체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필시 그때의 상처가 컸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시설은 또 어떤가... 말할 것도 없다. 눈으로 다 보이지 않는가... 우리 학교만 봐도 장애인들이 어디까지 학교에 들어올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는 3월달부터 '한농선(한국농아인선교회)'에서 주관한 수화교실기초반을 들어왔고, 얼마전에 수료식을 가졌다. 수료식 날 말씀을 전해주러 오신 한농선 회장 '손원재'목사님의 말씀을 들어보니(그분은 농인으로 수화로 말씀을 전해주셨고, 우리는 통역 선생님을 통해 말씀을 들었다.) 나라에서 대주는 장애인에 대한 처우가 형편없었다. 각 장애인연합회에서 볼멘소리로 항의를 해야 조금 나아지는 정도.. 그나마도 말을 하지못하는 농인들은 제일 안좋은 형편이었다. 도대체, 우리나라는 언제쯤 저 선진국과 같이 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장애인이어야 할까.. 아니면, 노인병에 걸려있어야 하나..? 참 답답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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