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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활동 - 제4의물결
이성록 / 학문사(학문출판주식회사) / 1996년 7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인간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그것이 단순한 동정에서든, 아니면 진정한 인간성의 실현을 위해서든-활동이 자원봉사활동일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무작정 뛰어드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먼저 해봤던 선배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더 나을 것이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이 시대에 이웃은 없어져 버렸다. 내 주위에 누가 사는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한 사실은 이 시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러한 이웃이 되지 않아야겠다고, 이웃에게 신경 쓰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놀란 점은 나도 이웃에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중 한사람이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불쌍한 이웃에게, 전화 한 통이면 되는 수재의연금이나, 사랑의 이웃돕기 등의 돈을 낼 수는 있어도, 정작 내가 길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어려운 사람들은 외면했기 때문이다. 아니, 만나기조차 두려워 멀리서 그런 사람들이 보이면 피해 갔던 나이다. 나도 '이웃상실의 시대'의 주범이었다.
하지만, 다시 책을 읽어 가면서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한 사람의 힘이 막강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나비효과'대목에 와서이다. 지금까지의 내가 어떠했든 과거를 회개하고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나의 모든 이웃을 위해 진정으로 행동한다면 이 사회가 변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회사업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써의 어떤 다짐도 가지게 되었다. 죽을 때까지 내 이웃을 위해 살자...
노우블레스 어블라이지(noblesse oblige)...자기자신 이상으로 남을 사랑하는 힘과, 자기자신 이상의 것을 위해 행동하는 힘...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하지만 그 뜻에서 무언가 엄청난 위력을 느꼈다. 이제껏 나만을 위해 살던 나에게 어쩌면 그것은 충격이었다. 나 자신보다 더 소중한 무엇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산다는 것... 너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이것만은 분명하다. 하나님은 내가 이러한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자원봉사가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정말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무턱대고 자원봉사를 했다가 관리조정자와 사이가 안 좋아지거나, 도움수요자(clients)들에게 상처만 주기 일쑤였다.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 나도 아직까지 아는 바가 없는데, 무턱대고 자원봉사를 했다가 무슨 큰 일이라도 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관리조정자와의 관계, 그리고 도움수요자들을 이해하는 마음에 있어서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교육을 필시 다른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알려줘야 하는 것이 진정한 자원봉사활동교육이다.
책을 읽고 난 뒤에 머릿속에 자꾸만 남는 예화가 있다. '토끼와 거북이'이야기... 그 이야기에 어떤 다른 뜻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에는 이웃을 생각지 않는 거북이의 모습이 있었다. 거북이가 진정 훌륭했다면 토끼를 깨웠어야만 했다. 비록 출발부터 공정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경기를 하기로 했으면 정정당당하게 했어야 했다. 거북이는 그 기본 규칙마저 무시한 나쁜 거북이였다. 하지만 나도 그 거북이가 아니었는지 반성 해본다.
내 이웃이 좋은 모습이건, 나쁜 모습이건 간에 나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 중에는 분명히 토끼와 같은 모습으로 나를 무시하고 짓밟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출발부터 게임이 안 되는 내기를 걸어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달라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토끼와 같은 모습의 내 이웃을 감싸려고 노력할 것이다. 만약, 그 이웃이 잠들어 있다면 기꺼이 깨워 주겠다. 물론 지금 당장 깨우라고 하면 결코 깨우지 못할 것이다. 솔직히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유, 그리고 사회사업을 택한 이유를 생각 해보면 앞으로는 깨울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진짜로 깨울 것이다. 이 세상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앞으로 이뤄질 진정한 '제4의 물결'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