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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사람 12년차, 삼남매을 육아중이다. 여전히 아이들의 울음과 웃음의 이유를 다 알 수 없지만,
'지나간다'는 것을 알게됐다. 지나가면서 뭔가를 남긴다. 아이들의 감정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성장의 자양분이 되는데, 그걸 지켜보는 나의 불안은 자꾸만 깊어져간다.
세 아이를 지켜보는 눈길에 늘 '저아이의 부족함이 무엇인가?'하는 초조함이 조금은 묻어있다.
책'모두가 원하는 아이'에는 그런 양육자의 마음을 적나하게 드러내는 어른들이 여럿 나온다. 아이 인생에 조종석에 들어가 앉아,
자신이 세계관 또는 자신의 인간관에 따라 정신성형을 구매한다.
그리고 그걸 권하고 판매하는 프로박사라는 악마!
부끄러운 어른들의 얼굴이다.
이제 나는 그 어른들의 마음에 가까워져 있다. 이야기속에서 '순수함' 과 '원형'을 지키는 쪽이 아니라 불안과 욕심을 휘두르며 '본질'을 훼손하고 변형하는데 스스럼이 없는 악당.
치치가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난......나만 아니면 돼."
치치의 대사에서 그만 나는 악당의 자리에서 순식간에 치치의 마음 곁으로 옮겨갔다.
'내가 내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마음은 또 어디로 흘러갈까?
생명을 사그라들게하는듯한 이 마음을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어른의 눈길로 읽어내려가던 것이 어느 새 나의 이야기가 되어있다.
후반부 아이들의 반격에는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듯했다.
아이들도 틀림없이 통쾌하게 읽을 책이지만, 양육자의 자리에 있는 어른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어른의 자리에서 아무렇게나 하는 말이, 때때로 책임을 회피하는 말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상처로 새겨지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치치가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난......나만 아니면 돼."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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