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흡혈귀 딩동 생각쏙쏙 마음쑥쑥 시리즈
임정진 지음, 박실비 그림 / 이숲아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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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러운 채식 흡혈귀 딩동!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생각까지 하시지? 흡혈귀가 채식주의자라니! 이 책에는 말만 들었을 때는 조금 무서운, 하지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흡혈귀 가족이 나온다. 아이와 함께 표지와 제목부터 읽어보았다.

표지에 보이는 캐릭터가 딩동이겠지? 그런데 채식의 뜻은 뭘까? ‘먹을 식, ‘먹는다는 뜻이야. 그럼 로 시작하는 무얼 먹는다는 뜻일까?”하고 6, 8살 아이들에게 물으니, 세 번만에 채소가 나온다. 그러고보면 딩동이의 머리는 알록달록 예쁜 꽃잎들을 닮은 것도 같다.

딩딩이와 동동이가 기다리던 동생이 태어나던 날, 두 오빠들이 실망한 이유 중 하나는 새로 태어난 흡혈귀 아기에게 송곳니가 없다는 것이었다. 외식하러 혈액원에 가는 게 당연한 흡혈귀 가족은 피만 보면 그 앞에서 기절하고 마는 딩동이를 보고 걱정이 많다.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해보니 200년에 한 번 태어날까말까한 특별한 흡혈귀였다니!

엄마는 딩동이를 위해 시장에 가느라 창피함에 얼굴이 노래져도, 얼굴을 꽁꽁 싸매고 변장을 한 채 시장에 다녀온다. 엄마와 아빠가 딩동이를 위해 채소를 사다 줄 때 나누는 대화도 재미나다. 흡혈귀 가족이라서 나눌 수 있는 대화. 육식만 좋아하는 아이들과도 나눌만한 대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남들과 조금은 다른, 특별한 구성원이 우리에 속해있을 때 다른 구성원들의 마음을 엿보는 것 같았다. 부모는 아기가 태어날 때 천사같다고 잘못말한 일 때문일까 자책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 이 아기는 어떻게 살아가나 걱정하기도 한다. 정작 우리의 주인공 딩동이는 그저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천진난만 그저 해맑은 딩동이의 모습이 한동안 계속 떠올랐다.

그런 와중에 두 오빠들이 준비한 딩동이의 생일파티 장면은 리듬감까지 느끼며 신나게 읽었다. 오빠들처럼 딩동이도 가족을 위해 준비한 밀짚빨대. “우리는 너를 사랑하지만, 밀짚을 먹을 수는 없어.” 미안하다는 두 오빠들에게 피주스처럼 빨아먹자는 딩동의 제안에 모두 함께 건강채소 주스를 맛보게 된다. 그리고 주서기를 구입해 <가지가지 주스 전문점>을 열게 되는 딩동가족. 첫 손님은 무려 드라큘라 백작이다.ㅎㅎ

뒷면지에는 아쉽게 탈락한 주인공 후보들 그림이 그려저 있어서, 그림을 그린 박실비 작가님의 작업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글자를 아직 잘 모르는 아이들과는 그림만 들여다보면서도 한참 여러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재미나게 읽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임정진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작가님은 뭐든지 사업에 연결하는 것이 좋아서 딩동네 가족도, 다 큰 딩동이도 가게를 열게 하셨다고. 그런데 이게 또 어린 아이들이 참 좋아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색 모아모아 주스가게 놀이, 디저트 가게 놀이도 할 수 있고, 만들기 활동이나 역할극에 연계하기도 좋다. 아이들과 편식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기도 좋고, 나와 다른 이를 대할 때 배려하는 방법도 배우기 좋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우리 아이들은 한동안 딩동딩동거렸더랬다. 6살난 둘째는 자꾸만 책을 다시 읽어달라고 했다. (딩동이와 반대 식성을 가진 아이지만, 책의 영향일까? 조금씩 먹는 채소가 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서 검정을 마친 후, 첫째 학교로 들고가 책 읽어주는 어머니 시간에 1학년 아이들에게도 읽어주었다. 귀여운 캐릭터 덕에 다행히 겁먹는 친구도 없이 다들 집중해서 들어주었다. 담임선생님도 중간중간 웃으시는 걸 보고 아이들과 독후활동으로 연계해주시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마지막에 여러분도 딩동이처럼 다양한 맛을 느끼고 즐길 줄 알면 좋겠다는 나의 외침 앞에 당당한 우리 1학년 들은 그래도 고기가 좋다고 답하기는 했지만, 이제 색이 알록달록한 채소, 과일 앞에서 한번쯤 맛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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