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용의 대격전 천천히 읽는 책 20
신채호 지음, 이주영 글 / 현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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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용의 대격전 - 단재 신채호 동화


'용과 용의 대격전'은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소설을 이주영 선생님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쓴 동화시이다.

책에 나오는 두 마리의 용 미리와 드래곤.

미리와 드래곤은 쌍둥이 용이면서도 한 마리는 상제의 신하가 되고 한마리는 가난한 민중의 편이 되어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면서

정반대의 민중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과연 이 시대에 어울리는 용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는 동화이다.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1928년에 씌어진 이 책이 지금 시대의 상황과 너무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니 세월이 흐르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더 나아지면 나아져야 할 상황들이 거의 90년이 지난 지금에도 어쩌면

이렇게 제자리걸음 일수가 있는 것인지, 어떻게 이렇게 닮을 수가 있는 것인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대통령 이하 모든 공무원과 사회 지도층의 역할은 과연 어디까지이며 무엇일까?


책 속에 나오는 상제는 동양의 용 미르와 서양의 용 드래곤의 아버지이다.

드래곤이 나타나기 전 상제는 장군귀신, 장관귀신, 재벌 귀신들의 아첨에 민중을 통치하는 능력을 상실한 채 반역하는 민중에 대해

아무 대책 없이 한없이 걱정만 하다가 미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고 신하, 궁녀와 함께 연회를 하면서 지내게 되는데 이 또한

일제에 맞서 싸웠다고는 하지만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신사 참배를 하는 등의 친일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들을 비유해놓은 것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였다.

또한 신채호 선생님은 '용과 용의 대격전'을 통해 강제로 조선 땅을 빼앗고 철도를 놓아 일본 전쟁 물자를 이동시킨 것을 조선의 경제 성장이라

선전하는 친일파 지식인을 비판하고 있으며 철학이나 역사책 같은 것은 못 내게 하면서 연애소설은 허가해주는 것을 문화 정치라 속이고

우리말은 못쓰게 하면서 일본 글과 일본 말만 가르치도록 하는 일제 정책을 따르는 친일파들을 비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상제 아들 야소가 농민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상제는 민중을 선동하는 드래곤을 잡아 죽이라고 명하게 된다.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몇 해전 우리나라에서는 90년 전 일제시대나 일어날 만한 일들이 일어났었고 드디어 작년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모두 한마음이 되어 신국이 아닌 민국이 세워지게 되었다. 90여 년 전 그날처럼!!!

신채호 선생님은 상제와 국가 지배 계층을 이루는 힘은 모두 민중들이 인정해 주어서 생긴 것이니 민중이 다 같이 아니라고 말하면

절대권력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신다.

동화의 끝은 상제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흙으로 빚은 용머리 미르만이 남았지만 아직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하며 신채호 선생님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 한번 헤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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