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적기교육 - 아이의 발달 속도에 맞는 최고의 양육법
이기숙 지음 / 인디고(글담)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어제 받아서 읽기 시작해선 푹 빠져 있는 책 한권
적기교육, 제목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네요.

스스로 조기교육은 시키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
영어는 언어이기 때문에 학습이 아니라고 되뇌면서도..
뭔갈 쓰게 하거나 외우게 하는 게 아니니까 괜찮아
하면서도...
그냥 그때 그 순간에 듣고 읽고 즐기게 하는 거고 아이도
좋아하니
분명 나는 학습이 아닌 놀이를 시키지 않고 있다고
자기합리화를 해보지만.. 역시 전 조기교육을 시키고 있네요

조금 다르다면 엄마가 집에서 한다는 것 정도...
방문샘이나 학원이 아닐 뿐 분명 그들과 비슷한
방법(학습지)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해치게 될지도 모를
조기교육을 밤잠 설쳐 가면서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어요


책을 읽어나가다가 이 글을 보고선 사실 섬찟했다는 거...
ㅎㅎ
요즘 첫째가 책 읽기를 나름 재미 붙여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매일매일 꾸준히 하고 있진 않아요.
그냥 적당히 자기가 읽고 싶거나, 혹은 읽은 시간이 날때.
아이가 집에서 딱히 공부하는 건 없는데도..
유치원에서 하원해서 놀이터에 놀다가 집에 오면 여섯시가
넘고..
씻고 저녁 먹고 하면 (저녁을 놀면서 먹어요..ㅎ) 여덟시가 훌쩍
넘어버려서...
그 뒤엔 좋아하는 그리기 & 만들기 삼매경... 그래서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ㅠ_ㅠ
무튼 그래도 확인하고 테스트하는 거 하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퇴근해선 "오늘 책 몇권 읽었어?" 라고 물어보게 되는 엄마인
나..
그런데 하루는 5권을 읽었다고 하는 거예요.
사실 정황상 기껏해야 한권 정도 읽었을 거 같은 느낌이
오는데..
5권을 읽었다고 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물으니..
잘 기억이 안난다고 얼버무리고 말이죠.. ㅎㅎ
그래서 거짓말 하면 엉덩이에 검은 털이 난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한권만 읽었다고 털어놓네요.
그런데 5권 읽었다고 한 이유는 바로 엄마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엄마를 기분좋게 하기 위해서 였겠죠 ㅎ
사실 제가 읽어줘야 하는건데, 피곤하고 목도 아프고 해서
아이에게 책은 스스로 읽는거라고 하면서 많이 읽길 원하니..
저도 어쩌면 우리 아이를 한쪽으로 모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극단적인 결과로 가지는 않겠지만..
조기교육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는 못하는게 슬픈 현실이네요
책에서는 우리나라 부모의 대다수가 조기교육을 반대하지만
또한 동시에 조기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정확한 수치가 나온다는
거예요
그동안은 경험에 의한(물론 경험도 중요하지만..) 카더라 통신 같은
의견이었다면
여기서는 10년간 동아시아 국가들의 유아교육전문가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결과들이
한국, 중국, 일본의 사례와 함께 퍼센트로 나오니 더욱 신뢰가 가는
거 같아요

특히 독일이나
이스라엘, 핀란드, 이탈리아 등에서는
글자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네요
사실 아이들이 글자를 읽기 시작하면서 다른 것들을 덜 보게 되는 건
맞는 거 같아요
듣기와 이해가 먼저 탄탄해진 뒤 읽기가 들어가야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요즘 책읽기에 빠져 있는 첫째의 경우 책을 읽었지만 내용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래서 한번은 내용을 알 때까지 계속 책을 읽혔더니
조금은 생각하고 읽었는지 대충 내용은 말을 하긴 하는데..
왠지 중요한 내용은 없고 뭔가 횡설수설..
그래서 내용의 전개에 따라 하나씩 키포인트대로 물어보니
그제서야 하나씩 하나씩 제대로 이야기 하더라구요.
그동안 책 읽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 일이 있고 난 후 다시금 딜레마에 빠졌답니다.
사실 글자를 읽고 쓰는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말이죠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싶다" 보다는
"나는 어떤 엄마, 아빠가 되겠다.."
저도 아직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에게 부족함이 없게 해주겠다 요런 생각 정도만..
아이에게 어떤 롤모델이 되어 줄 지.. 저 또한 고민해봐야 할
숙제네요,


이 책에서는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정량적인 수치로 따져서 보여주고
조기교육을 반대하면서도 적기교육을 하지 못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부모들에게 사례와 연구결과를 보여주네요
요즘 요런 고민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었었는지..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거 같아요


저도 동감하는 말.. 그래서 요즘 우리 아이들을 그냥 놀게만 하고
있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네요.
책 속에서는 한국 부모들만이 그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놀다가 학교 가서 뒤쳐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말이죠
학습지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니 정말 웃픈 현실이네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조기교육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선행하고 있을 때
다른 나라에선 선행교육보다는 예체능에 더 투자한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