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Killer's Wife 킬러스 와이프 라스베이거스 연쇄 살인의 비밀 1
빅터 메토스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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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소정의 책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소설은 사실 정통적인 스타일의 추리물로 분류하기에는 약간 애매합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후발적인 단서들이 점진적으로 하나둘씩 제시되면서 서서히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고전적 방법, 즉 해결자와 독자의 시선의 교착점을 통해 문제해결의 카타르시시를 마지막에 터트리는 그런류의 미스테리물은 분명히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오히려 이소설은 지극히 인물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광기에 휩싸인 절대악적인 인물에 대한 미스테리한 설정을 통해서 독자는 절대적인 악인대해서 묘한 매력과 함께 흥미를 가지게 합니다.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한니발 렉터박사와 같은 낯설지 않은 인물설정이라고 할수있겠네요. 다소 입체적인 인물제시를 통해 몰입감을 높이고 싶어하는 작가의 의도가 선명합니다. 다만 캐릭터의 다면적인 속성에 대한 보다 깊이있는 해석이 끝까지 보이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들에 대한 독자의 이해도가 끝까지 호기심적 차원에 그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의 완성까지 도달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책은 전반부는 흡입력있는 전개와 기믹한 플롯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매우 흥미있게 읽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를 만들기위한 표면적 사건의 서사적 나열에만 집중하며 힘이 빠지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소설의 특징상 굉장히 빨리 읽힌다는 장점은 분명합니다. 문장의 대부분이 대화체로 이루어져있고 즉각적인 행동과 상황묘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흡사 한편의 드라마 대본을 읽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생동감있고 전달력이 용이한 표현들이 대부분이입니다.  대화체를 제외한 나머지서술은  상황과 장소 그리고 인물들의 행위에 대한 묘사에 치중합니다. 상황이나 사건의 전개가 쉽고 빠른 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어렵지 않고 몰입할수있습니다.


인물들에 대한 이해도라는 차원에서 소설은 부족한점이 많이보입니다. 특히 이 소설에서 메인 빌런이며 모든사건의 중심에서 중량감있는 역할을 통해서 스릴감을 극대화 시켜야할 주인공의 전남편이자 연쇄살인마의 캐릭터의 무게감이 다소 가볍게 느껴지는 상태로  소설이 마무리되었다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예술적 영감과 본능에 충실한 의뭉스러운 인물을 만들어놓고 결국 그인물과 사건들이 동화되지 못했다고 할까요?살인과 인물의 직접적인 연관상이 미흡하다보니 범죄의 동기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선행적 살인의 직접적인 동기보다는 살인의 패턴과 그로 인한 모방범의 설정, 단순히 살인이라는 행동자체로 부터 받은 모방범죄 모두가  작위적으로 보이는 이유이죠. 추후 발행하는 살인자의 실체가 밝혀졌을때  두 가지 살인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 독자는 끝까지 의하하게 생각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소설은 여성의 시각에 느껴지는 남성적 범죄의 공포감을 일련의 범죄사건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많이 보입니다.순결한 여성피해자와 공격적인 남성가해자 구도의 상징적 이미지구축이 마지막까지 일관성있게 제시합니다. 다소 불편했던 부분은  눈앞에 상대방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절대적인 유리한구도에 놓인 여자 주인공이 결국 손쉽게 범죄자에게 제압당하는 장면인데, 결국 남성 동료가 구해줄수 밖에 없는 상황구축은  단순히 여성은 약하다는  고적적인 고정관념 이미지를 차용해서 단편적인고 이해하기 쉬운 인물만들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만약 남편과  애인'이 라는 연속적인 관계구축속에서, 주인공 여성이 매력을 느끼는 남성의 어떤 은밀한 공통점을  제시하며 주인공의 과거 어린시절 가족관계에서 겪은 상처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면 인물에 대한 이해도와 친밀감을 독자는 더 깊게 가질수 있지 않았을까요


또한 이소설에는 수많은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부분이 유독 많은데  대화를 통해서 화자의 생생한 내면을 독자가 시나브로 빠져들수있는 의미있는 부분은 부족하였습니다. 화자의 깊이있는 목소리를 통해서 독자가 인물에 서서히 동화되게 하였다면 진한여운이 더욱 오래 남았을 것 같네요. 캐릭터의 심연속을 들여다 보지 못하다보니 단순히 누군가의 남편, 애인, 가족이었다는 필연적 관계설정에만 끝까지 시선이 머물러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독자는 소설이 끝날때까지 알수가 없게 되어 소설의 주인공들에 대해서 독자는 끝까지 의뭉스러운 상태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야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인물들과 거리두기적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이소설의 시점은  클라이막스라고 할수있는 최후의 반전마저 공감력을 떨어뜨립니다. 반전의 효과가 극대화 되기 위해서는 독자의 공감, 그리고 반전상황에 대한 원인과 결과가 논리적인 연관성이 있어야합니다. 반전의 행위자가 뜬금없이 이런행동을 해서 예상못한 결과가 나왔다는 표면적 사건아래에는 소설의 처음부터 차곡차곡 그원인에 대한 합당한 여러가지 복선들도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것이죠. 이소설의 마지막부분의 반전은 예상치 못했다는 결과만 제시할뿐 그 반전의 사전작업에 대해서는 소홀이 했습니다. 반전이 나와야하는 필연성에 공감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캐릭터에 대한 깊이있는 설정부재와  억지스러운 인과성이 다소 아쉽지만 스피디하고 몰입감있는 스릴러를 원하시는분은 끝까지 한번에 읽을수있다는 점에 있어서 이소설의 장점을 찾을수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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