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로드 - 음식 트렌드를 찾는 서울대 푸드비즈랩의 좌충우돌 미각 탐험기
문정훈.푸드비즈랩 지음 / 플루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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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늘 65개의 바다 단백질 제품을 먹었다. 그리하여 65개의 제품 시식으로 다 죽어가는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극악한 출판사 사장님이 일본으로 전화해서 "빨리 끝내주시죠?" 독촉한다.

......배터져 죽더라도 머리말은 끝내고 죽으란 말인가요?

 - 서울대 푸드비즈랩의 좌충우돌 미각 탐험기 <푸드로드> 머리말 중 -


맛집 식도락 탐방을 하거나 음식 트렌드 기행기는 아니고,

이건 일단 목차만 봐도 지금 하고 있는 업무랑 비슷할 것 같아서 걀걀걀 웃으면서 기대평을 작성했는데 ㅋㅋㅋ 냉큼 당첨이 되었다.


식용 색소를 위한 변명 → 황색2호와 향료를 위한 변명

식품성분표를 아시나요 → 화장품 전성분표를 아시나요 (feat. 식약처)

눈으로 맛보는 '맛'의 세계 → 눈으로 발라보는 '컬러'의 세계

신상품 개발을 위해 음료길만 걷다 → 크림길만 걷자 


일이랑 연결되는 지점뿐 아니라 ㅋㅋㅋ 요리는 못해도 푸드 관련 에세이, 방송 등은 굉장히 챙겨보는 타입(!)이라

책이 술술 넘어가더라. 


김치와 고추장의 맛을 시각화하고, 그 도표를 판매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시키기까지.

토종닭의 종자 주권을 회복하고 셰프와 함께 토종닭만의 가치를 알리는 컨텐츠 제작하기.

막걸리를 비싸게 팔고, 와인은 싸게 팔면서 연구실이 아닌 와인바로 출근.

빨갛고 달큰한 딸기향 음료가 아닌 투명한 딸기 음료를 만들어야 했던 이유.

식물성 요거트와 알코올 없는 발효 주스를 만드는 풀무원과의 여정 등


단순히 음식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이를 비즈니스로 연계시켜 연구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고,

관능 실험이나 소비자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할 때 변수들을 설계하는 것도 흥미롭게 읽었다.

아니 정말로 처음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게 읽었다니까?! 


그리고 의외의 매력 포인트가 2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같이 연구했던 연구원들의 실명, 기여도, 지금 하는 일(?)까지 하나하나 언급해줘서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점. 두번째는 생각외로 교수님 문체가 유머 넘쳐서 대학원생 밈이 저절로 떠올라 낄낄대면서 볼 수 있다는 점 ㅋㅋㅋㅋㅋ


"너 연기 잘하더라. FGI용 녹음을 네가 해줬으면 좋겠어."

"예? 제가 무슨 연기를..."

"응 그저께였나? 나한테 짜증내는 연기."

"그거 연기 아닌데요."


더 잘 먹고, 더 잘 마시고, 더 잘 노는 세상을 위해 ㅋㅋ

오늘도 푸드비즈랩은 달린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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