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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생태사상가 - 2020 우수콘텐츠 선정작
황대권 외 27인 지음, 작은것이 아름답다 엮음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0년 11월
평점 :
15년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쓰레기 분리수거일이 돌아올 때마다 비닐과 플라스틱, 택배상자의 산이 눈앞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는 이 거대한 톱니바퀴 안에서 개인의 노력- 쓰레기 제로 운동, 플라스틱 일기,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는 소비-은 여러겹 비닐포장된 물건들로 들어찬 마트에서, 몇차례 택배배송으로 쉽게 좌절된다.
전지구적 위기를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현실, 한번도 써본적 없는 서평을 써보겠다고 덜컥 서평단에 지원하게 된 것도 이런 답답함에서다. 앞서 고민한 생태사상가들은 어떤 해답을 알고 있지 않을까?
책에서 우리가 익히 들어봄 직한 프리드리히 슈마허, 이반일리치, 레이첼 카슨, 스콧니어링,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부터 스리랑카의 이리야 트라네, 사티시 쿠마르 등 생소한 생태사상가를 만날 수 있다. 전체 4장으로 28명의 사상가들이 28명의 한국 생태활동가들을 통해 소개된다. (강수돌 선생님으로 시작해 황대권 선생님으로 끝나는, 그사이 활동가분들 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배움과 반가움이었다)
1장에서 프리드리히 슈마허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지속하는 서구자본주의의 대안 모델을 동양의 불교에서 찾는다. 산업사회의 문제들이 정치, 경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보고 개혁이 일어나야 할 곳은 개개인의 영혼, 영혼의 혁명을 주장한다. 영혼의 개혁이 일어나 자유, 평등, 책임, 우애, 비폭력, 소박함, 겸손, 연대를 지향하며 실천해야 한다는것이다
루이스 멈포드는 기계문명 시대의 기술은 나무 둥지에 튼 새가 나뭇가지를 꺽지 않는 것처럼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살기 위한 기술, 기술의 절제와 한계를 말한다. 머레이 북친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가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계급, 성, 인종 등 사회문제를 환경생태 문제를 뗄 수 없는 관계다. 불공정함이 많은 사회에서 환경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는 하는데 사회문제와 환경문제는 비례하는 걸까?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선진국에서 유기농법이 확산되는 동안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과정에서 생산량 증대를 위해 농기계, 화학비료, 농약 사용의 급증했다는 역사는 실로 안타깝다. 이제 그런 먹거리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2장에서 에드워드 윌슨은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생물과 인간이 한줄기로 만나며, 기존의 인문학이 오로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을 붙들고 씨름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의 인류사회가 직면한 문제는 과학의 지식과 방법론을 채택하더라도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깨닫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것이다.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 역시 인간이 다른 동식물에 대해 절대 우월성을 가지는 것에 경계하며, 생명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정복자가 아니라 함께 공존해야한다고 주장한다.
3장에서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자원 낭비와 기후변화를 초래한 원인중 하나는 세계화이며 이의 대안으로 지역화를 말한다. 코로나 19야말로 자연환경과 생태계, 공동체와 인간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웬델베리는 착취와 양육이라는 프레임을 제시한다. 착취자의 목표는 이윤이지만 양육자의 목표는 건강이다. 착취자는 되도록 적게 일하고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지만, 양육자는 일을 통해 품위를 유지하고, 생계를 위해 경제활동을 한다. 우리 시대는 뭐든지 착취자가 되도록 강제한다.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자연스레 착취경제에 연루돼 이 체제의 희생자이면서 동시에 이 세계를 파괴하는 착취자가 된다. 뒤이어 자연농법의 창시자인 후쿠오카 마사노부, 중국에서 향촌 운동을 한 량수밍, 한살림 생협을 설립한 장일순 선생같은분들의 활동도 소개된다.
마지막 장에서 다소 생소한 인도, 스리랑카 등의 생태사상가가 등장한다. 인도의 반다나 시바는반 다국적기업의 독점에 맞서 토종 종자, 유기농법 공정무역 같은 활동을 하는 나보다냐 운동을 해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같이 토종을지켜내자는 운동이 있는데 시중에 유통되는상품보다 가격이 비싸다. 한가구당 식비 가운데 1~10%를 토종으로 소비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지 이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 인도의 또 다른 사상가 사티시 쿠마르 또한 서양의 이원론적 관점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해 자연을 인간을 위해 약탈해도 되는 대상으로 본점을 지적한다. 이의 대안으로 동양론적 일원론을 제시하는데 인간과 자연, 정신과 물질, 영혼과 몸을 분리하지 않은 연결된 존재로 파악한다. 쿠마르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모두 동물과 자연과 지구를 약탈대상으로 삼았을 뿐이며 심지어 환경운동조차 인간 중심 사고와 세계관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자연과 환경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증거인데, 그 통찰이 놀랍다! 그 대안으로 삶이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는 데까지 나아가야한다는 것이다. 나무와 강, 산 풀잎 하나에서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든 것에까지 모든 존재는 깊게 연결돼 있고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리랑카의 아리야 라트네는 불교를 근간으로 하는 사를보다야 운동을 펼친다. 거대자본에 의존을경계해 다국적기업의 지원 제안을 거절하고, 90년대 초반 타밀 타이거와 전쟁을 할 때 집단 자비 명상을 통해 시민들의 고조된 전쟁 열기를 잠재우고 평화를 만든점이 인상적이었다.
서평 마감을 앞두고 그..글작가 만큼이나 힘든^^;;
요약하기도 벅찬 시간이었지만,
생태사상가들의 삶을 통해 이들이 던진 많은 질문이 맴돌고 있다.
제도나 기술 개혁 이전의 영혼의 혁명을 얘기하고, 환경문제도 사회문제와 뗄수없다는것, 강제된 착취자의 삶을 어떻게 인식하고 양육자의 삶을 살수있을까? 보다 안전한 인간의 생존을 위해 자연을 대상으로서 보고 있지는 않은지? 환경운동도 그런 맥락으로 접근하고 있는건 아닐까? 반성과 질문을 안겨주는 이책을 만난 것에 감사하다.
소개된 생태 사상가들의 저작을 더많이 접할수있는 씨앗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