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혼자서 여행을 떠나버리는 나에게 외롭지 않더냐고 친구는 물었다. 지독하게 외롭다고, 무섭도록 외롭다고, 그런데 그게 참 좋다고 대답했다. 외로움의 끝자리엔 이 밤하늘만큼이나 텅빈 생각이 홀연히 찾아온다고도 말했다. 그럴 때 찾아오는 간소하디간소한 평화로움과 비로소 온몸이 무정형이 되는 듯한 자유로움에 대해서는 상투적이게 들릴까 봐 말하지 못했다. 단지, 지금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해주었다. 활주로를 떠나는 비행기처럼 그림자가 저만치 내게서 떨어져나가는 느낌 같은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친구는 다음 여행은 함께 떠나보자고 말했다. 조금 뒤저진 채로 걷다가, 내 그림자가 떨어져나갈 때 조용히 주워 와 다시 내 신발에 붙여주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