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엽서를 건네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뒤집어 읽었다. 그러곤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에 나도 Y 본인도 조금 당황했다. 잠시 후 Y가 호흡을 가다듬은 뒤 내게 무언가 내밀었 다. 한 개는 흰색, 다른 하나는 상아색을 띤 둥근 연필이었다. 두 자루 다 몸통에 작은 꽃잎이 화사하게감겼고, 연필 상단에 ‘한국국립박물관‘을 뜻하는 영어 단어가 박혀 있었다. 그 무렵 마음이 어지러운 날들렀다던가. 나는 그런 마음을 어떻게 받아야 할지몰라 입술을 달싹이다 고작 이렇게 답했다.
"저, 책 읽을 때 연필로 줄 쳐가며 봐요.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그 뒤 Y는 청강생 신분으로 다시 수업을 들었고그해 여름이 끝나기 전 단편소설 하나를 완성했다.
그리고 아마 나는 그 친구에게 축하한다고 말했거다. 그건 분명 축하할 만한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