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세계 -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
조너선 드로리 지음, 루실 클레르 그림,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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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평] <식물의 세계>: 80가지 세계 식물 이야기

 

1. 이 책의 구성

 

자칭 식물 덕후라고 부르는 조너선 드로리가 쓰고, 루실 클레르가 꽃 그림을 그려서 <식물의 세계>라는 제목으로 아름다운 책이 나왔다. ‘80가지 식물에 담긴 사람과 자연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것처럼 이 책은 단순한 꽃 소개가 아니라 각 나라를 대표하는 식물과 그 나라 사람들의 꽃에 대한 정서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백과사전처럼 꽃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라 꽃을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 한 그림이 담겨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80여개의 식물은 대체로 많이 알려진 것들이 많다. 그러나 그 식물 속에 감추어진 스토리를 읽다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특히 대륙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륙을 대표하는 식물이 어떤 것인지도 저절로 알게 된다.

 

식물의 과학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인간의 역사, 문화와 얽히면 배로 흥미진진해진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대부분은 식물 못지않게 인간의 면면을 드러낸다. (p. 11)’고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가 들려주는 식물 이야기 속으로 푹 빠지게 만들어 준다.

 

조너선 드로리(Jonathan Drori)는 캠임브리지 대학 식물원 위원이며, BBC50편이 넘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할 정도로 식물에 대한 권위를 자랑하는 사람이다. 2006년에는 <나무의 세계>를 이미 출판하였다고 한다.

 

다만,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아마도 큰 책으로 출판된 것을 국판으로 줄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10포인트 글자체에 표준인데, 이 책은 8포인트 정도의 글씨여서 책을 읽는데 피곤함이 몰려왔다.

 

2. 이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 느낌이 들었어요.

 

원산지가 있는 세계의 식물이라고 하지만, 벌써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도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식물이라는 것도 뿌리지 않아도 자생력이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은 널리 퍼지면서 자신의 개체를 보존하고 보전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식물이 자라는 데는 기후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위도가 같은 지역으로 식물이 퍼져나가고, 또 어떤 식물은 새로운 지역에서 정착하면서 경쟁력을 갖게 되어 많은 식물들이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식량이 되어주는 식물들 덕분에 인간은 생존하는 데 훨씬 유리한 조건을 조성할 수 있었다. 인간에게 식물이란 언제나 고마운 존재다. 이러한 식물이 잘 지탱할 수 있도록 인간이 식물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절제한 소비와 남용은 환경오염의 주범이고 그것은 기후 위기를 불러왔으며, 식물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서문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연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3. 책 속의 문장에서 이런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어요.

식물, 동물, 곰팡이, 그리고 모든 작은 생물들이 다양하고 놀라운 생명의 복잡한 거미줄 속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나무토막으로 탑을 쌓은 다음 번갈아 가며 하나씩 빼는 놀이에서 서서히 탑이 흔들거리다가 결국 무너지는 것처럼, 개별 종들이 하나씩 위협을 받을 때 우리 생태계는 차츰 복원력이 약해지고, 마침내 살짝만 건드려도 시스템 전체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생태계 안에서의 관계에 전적으로 달려 있지만 안타깝게도 생물 다양성은 인간의 걷잡을 수 없는 소비, 농업 방식, 기후 변화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위험 요소들은 모두 하나로 맞물려 있다. (p. 11)

 

임계점이라는 것이 있다.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전혀 다른 상태로 바뀌는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한다. 물이 100도에서 끓으면 액체 상태의 것이 기체가 되듯이 상황이 전혀 다르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자연도 어느 정도까지는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자연이 회복되는 속도보다 파괴되는 속도가 더 빠르게 되면 어느 순간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 순간을 시스템이 무너지는 순간이며, 그렇게 되면 복원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소비, 농업방식, 기후 변화는 바로 이러한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식물을 관찰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자연의 경고를 누구보다도 빨리 인식할 수 있었다. 작가가 모든 사람들에게 외치고 있는 이러한 목소리가 외로운 절규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세상에는 문제의 본질을 흐려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자들의 로비가 만연하다. 우리에게는 여기에 분연히 저항하는 배짱 있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대중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메시지를 전달할 투지, 사람들이 마음을 흔들고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사려 깊은 의사 결정자들이 필요하다. 각국은 상대의 승리가 곧 나의 패배라는 제로섬 게임의 관점에서 벗어나 이 세계가 기후 변화라는 공동의 적에 대항하는 하나의 연합체임을 확신해야 한다. (p. 12)

 

기후 변화는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문제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작가는 위정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되고, 쓴 소리를 할 줄 아는 뚝심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러한 지도자에게 표를 줄 수 있는 깨어있는 시민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식물이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자연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이 바로 배려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4. 추천사

 

단지 식물만이 아니라 그 곳에 담긴 사람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식물에 그렇게 정겨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식물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자유롭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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