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청춘 -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는 청년들의 고군분투 생존기
청년유니온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우선하는 가치와 사고방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정책과 입법안들은 구성원들의 지지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있어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그의 정책 입안자 팀의 구성원들도 국민의 지지에 의해 결정되며, 그렇게 뽑힌 국가의 수장은 지지자들의 염원과 바람을 절대 거역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정책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그 아래 세대들의 시대정신이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청년을 사회에서 약자로 보는 나는 기성세대들의 청년들과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들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한국 현대사에서의 산업화에 따른 개개인의 발전과 함께 세계 유일무이한 국가경제발전을 겪은 그들은 각자도생의 법칙을 종교처럼 믿는다. 개인의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사회 정책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고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희석시켰다. 대신에 국가가 개인의 노력의 최상의 결과물인 자수성가의 대표인 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을 방조함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성장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하였고 그것은 저성장 시대에 도전을 맞이했다. 정글과도 같은 이러한 승자독식 게임에서 약자인 현 시대 청년들은 패배의 쓴 맛을 너무나 크게 체감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그 세대의 자녀들에게 신화처럼 머릿속에 새겨진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래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사회의 기본구조에서 청년이란 직위는 하위 층, ‘약자’의 위치에 있다. 생애교육의 연장으로 대학 졸업이 인생의 기본 옵션으로 여겨지는 지금 청년은 경제적 약자이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장은 다양한 교육 경험 제공의 부족으로 청년들로 하여금 조직생활 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회가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이들 청년들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인간에게 두 가지 부모님 모델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엄격한 부모님’ 모델에서 부모란 자녀에게 정글인 세계에서 생존의 방식을 교육하는 존재이다. 바깥세상은 위험 그 자체, 즉 악이며 약자인 자녀가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모의 체벌, 잔소리, 훈육은 필수적이다. 자녀는 그것에 부모의 힘과 권위에 대한 존경을 기반으로 순종해야 한다. 이렇게 교육된 자녀는 악의 소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진다. 각 개개인이 이러한 자생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며 사회가 원활하게 움직이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자녀, 사회의 약자의 이러한 성장과정은 매우 도덕적인 것이며 이렇게 성장시킨 부모도 매우 도덕적인 인물이 된다.

두 번째 ‘자비로운 부모님’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이다. 부모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인 자녀를 보호하고 자녀가 성장하여 사회에서 타인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돕는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국가의 역할이나 개인의 책임감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지 레이코프의 첫 번째 모델에 가깝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중세의 신분사회를 무너뜨리고 개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급격한 산업화를 통하여 개인의 노력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몸소 체험 하였다. ‘하면 된다’는 신화가 되었다. 이러한 기성세대들에게 사람의 성장에 관한 표준은 전쟁 모델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강하게 커야 개인의 꿈을 이룰 수 있고 나아가 꿈을 이룬 개인들이 국가를 발전시킨다고 주장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상위자인 사자로 되는 것을 훈련시킨다. 사회 현장은 전쟁터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며 용감하고 희생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개인들이 모인 사회는 더 도덕적이고 공정하며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가정을 일으켜 세우고 국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기성세대는 이미 이 과정을 겪음으로서 도덕적이고 권위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대상이다.

각자도생 해왔던 이들은 국가나 사회를 통한 문제점의 해결을 ‘불공정한 것’으로 취급한다. 사회적 해결을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 여기며, 기본적으로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 소외 지역 복지나 소외 계층 복지를 위한 국가의 조치들에 대해 정글에서 모든 개개인이 노력해서 얻어야 하는 결과물을 약자라는 이름으로 쉽게 얻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불편해 한다. 약자들이 살벌한 경쟁에서 면제되었으며 그것이야말로 ‘불공정’인 것이다.

경쟁 사회와 각자도생의 신화에서 문제점이 있다. 항상 성공한 강자보다 실패한 약자가 다수이며, 성공한 강자의 약자에 대한 행패들이 정당화 된다는 것이다. 강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약자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라고 생각한다. 약자들은 강자들을 성공과 도덕적 아이콘으로 흠모하며 그들의 부도덕함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해자로서의 정체성은 구조와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적’ 노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청년유니온의 저서 레알청춘에서 비정규직 연구원 장주영 씨는 이렇게 말한다.

“연구소에서 짠 예산안의 연구 비용 항목에는 분명히 제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지만 지급 여부는 교수님들마다 달라요, 교수님이 잘 챙겨주는 사람이면 돈을 지급해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그 돈이 날아간 거죠.”

“교수가 연구실에 있는 제자들을 개인 비서 부리듯이 대했다는 것이었다. 대학원에서 주관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원래 조교에게 시켜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시키면서 둔 한 푼 주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 조직에서 심각하게 드러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조사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신입사원 27.7%가 1년 내 퇴사한다. 1년 안에 퇴사한 직원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 재직자의 68.6%에 달했고 그중 중소기업이 3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를 제 면전에 집어 던졌다"며 "집어 던지면서 '보고서를 이 따위로 해 XXXX야' 정확히 이렇게 얘기하더라" 신입사원들에게 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 경직된 조직문화, 이유 없는 야근과 끝없는 진로고민 등이 꼽혔다.

이러한 법에 저촉되는 그리고 노동에 대한 가치를 좋은 경험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부도덕성이 그들이 가진 사고방식과 경쟁체제에 의해서 정당화 된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저성장 경제로 빠져든 한국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좁아진 문은 공정함마저 상실했다. 산업화 시절 ‘하면 된다’ 신화(?)에서 승리했던 주역들이 자녀에 대한 엄청난 교육비 투자로 엘리트들을 만들어 냈다.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부모 경제력에 의해서 키워지는 시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신들이 성장하던 시기에 외쳤던 슬로건을 스스로 부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상실은 약자간의 혐오와 극단적 보호주의 적인 극우 성향의 청년들을 생산한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이 사회를 포기해 버린다. 타국으로 도피 혹은 자살 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청년이 많다.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청년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의사와 같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전문직을 공부하는 청년들도 험난하고 치열한 교육환경과 근무환경을 피해 주위 국가로 가는 실정이다. 이것은 심각한 ‘Brain Drain’ 현상을 낳는다. 국가의 미래가 더욱더 암담해 지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방안에서 찾기 보다는 여전히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귀결시킨다. ‘요즘 젊은이들은 의지가 부족해’, ‘저렇게 풍족하게 자라는데 불만이 많을까’, ‘예전만큼 노력을 안해’, ‘배가 불렀어’ 등등.

 

사고방식의 전환이 아닌 국가단위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

현재 우리나라가 맞닥들이고 있는 문제점은 그 뿌리가 너무 깊고 병의 악화가 너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들과 경쟁체제를 지지하는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들을 강제 실현하여 경쟁체제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하고 화합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된다. 거꾸로 정책을 통하여 개인의 사고방식을 전화하는 것이다.

청년들도 사회의 경제적 주체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은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켰지만 지역 경제에 일조한 면이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은 저성장시대에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는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돈을 쫓는 미래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한 미래를 서스름 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의 행복과 꿈의 실현은 당연히 국가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등록금 대출금과 함께 졸업하는 부채세대에게도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쟁체제는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개개인에게 가혹하다. 자기계발보다는 금수저·흙수저가 시대적 동의를 얻는 시기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칠흙같이 펼쳐진 어둠과 청소년 시기부터 경험해 온 패배주의를 안겨주는 경쟁체제에서는 개인의 의지가 발생되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사회적 개입이 절실한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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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력의 배신 - 청년을 거부하는 국가 사회를 거부하는 청년
조한혜정.엄기호 외 지음 / 창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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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우선하는 가치와 사고방식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정책과 입법안들은 구성원들의 지지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를 만드는데 있어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과 그의 정책 입안자 팀의 구성원들도 국민의 지지에 의해 결정되며, 그렇게 뽑힌 국가의 수장은 지지자들의 염원과 바람을 절대 거역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정책들은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그 아래 세대들의 시대정신이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청년을 사회에서 약자로 보는 나는 기성세대들의 청년들과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들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한국 현대사에서의 산업화에 따른 개개인의 발전과 함께 세계 유일무이한 국가경제발전을 겪은 그들은 각자도생의 법칙을 종교처럼 믿는다. 개인의 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사회 정책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고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희석시켰다. 대신에 국가가 개인의 노력의 최상의 결과물인 자수성가의 대표인 기업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을 방조함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성장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하였고 그것은 저성장 시대에 도전을 맞이했다. 정글과도 같은 이러한 승자독식 게임에서 약자인 현 시대 청년들은 패배의 쓴 맛을 너무나 크게 체감하고 있다.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그 세대의 자녀들에게 신화처럼 머릿속에 새겨진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래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사회의 기본구조에서 청년이란 직위는 하위 층, ‘약자’의 위치에 있다. 생애교육의 연장으로 대학 졸업이 인생의 기본 옵션으로 여겨지는 지금 청년은 경제적 약자이다. 입시위주의 교육현장은 다양한 교육 경험 제공의 부족으로 청년들로 하여금 조직생활 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회가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이들 청년들을 다루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미국의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인간에게 두 가지 부모님 모델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엄격한 부모님’ 모델에서 부모란 자녀에게 정글인 세계에서 생존의 방식을 교육하는 존재이다. 바깥세상은 위험 그 자체, 즉 악이며 약자인 자녀가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모의 체벌, 잔소리, 훈육은 필수적이다. 자녀는 그것에 부모의 힘과 권위에 대한 존경을 기반으로 순종해야 한다. 이렇게 교육된 자녀는 악의 소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가진다. 각 개개인이 이러한 자생력을 충분히 기르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며 사회가 원활하게 움직이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자녀, 사회의 약자의 이러한 성장과정은 매우 도덕적인 것이며 이렇게 성장시킨 부모도 매우 도덕적인 인물이 된다.

두 번째 ‘자비로운 부모님’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자녀에 대한 공감과 책임감이다. 부모의 역할은 사회적 약자인 자녀를 보호하고 자녀가 성장하여 사회에서 타인에게 공감하고 그들을 돕는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국가의 역할이나 개인의 책임감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지 레이코프의 첫 번째 모델에 가깝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는 중세의 신분사회를 무너뜨리고 개인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약속했다. 한국의 기성세대는 급격한 산업화를 통하여 개인의 노력이 어떠한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몸소 체험 하였다. ‘하면 된다’는 신화가 되었다. 이러한 기성세대들에게 사람의 성장에 관한 표준은 전쟁 모델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며 강하게 커야 개인의 꿈을 이룰 수 있고 나아가 꿈을 이룬 개인들이 국가를 발전시킨다고 주장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상위자인 사자로 되는 것을 훈련시킨다. 사회 현장은 전쟁터이기 때문에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며 용감하고 희생적이어야 한다. 이러한 개인들이 모인 사회는 더 도덕적이고 공정하며 오래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돈 한 푼 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가정을 일으켜 세우고 국가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기성세대는 이미 이 과정을 겪음으로서 도덕적이고 권위 있고 존경받아 마땅한 대상이다.

각자도생 해왔던 이들은 국가나 사회를 통한 문제점의 해결을 ‘불공정한 것’으로 취급한다. 사회적 해결을 스스로 살아남지 못하는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라 여기며, 기본적으로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 소외 지역 복지나 소외 계층 복지를 위한 국가의 조치들에 대해 정글에서 모든 개개인이 노력해서 얻어야 하는 결과물을 약자라는 이름으로 쉽게 얻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불편해 한다. 약자들이 살벌한 경쟁에서 면제되었으며 그것이야말로 ‘불공정’인 것이다.

경쟁 사회와 각자도생의 신화에서 문제점이 있다. 항상 성공한 강자보다 실패한 약자가 다수이며, 성공한 강자의 약자에 대한 행패들이 정당화 된다는 것이다. 강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약자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라고 생각한다. 약자들은 강자들을 성공과 도덕적 아이콘으로 흠모하며 그들의 부도덕함을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치부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해자로서의 정체성은 구조와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적’ 노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청년유니온의 저서 레알청춘에서 비정규직 연구원 장주영 씨는 이렇게 말한다.

“연구소에서 짠 예산안의 연구 비용 항목에는 분명히 제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지만 지급 여부는 교수님들마다 달라요, 교수님이 잘 챙겨주는 사람이면 돈을 지급해주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그 돈이 날아간 거죠.”

“교수가 연구실에 있는 제자들을 개인 비서 부리듯이 대했다는 것이었다. 대학원에서 주관하는 사업이 있었는데 원래 조교에게 시켜야 할 일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시키면서 둔 한 푼 주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 조직에서 심각하게 드러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조사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신입사원 27.7%가 1년 내 퇴사한다. 1년 안에 퇴사한 직원이 있다는 응답이 전체 재직자의 68.6%에 달했고 그중 중소기업이 3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고서를 제 면전에 집어 던졌다"며 "집어 던지면서 '보고서를 이 따위로 해 XXXX야' 정확히 이렇게 얘기하더라" 신입사원들에게 퇴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 경직된 조직문화, 이유 없는 야근과 끝없는 진로고민 등이 꼽혔다.

이러한 법에 저촉되는 그리고 노동에 대한 가치를 좋은 경험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부도덕성이 그들이 가진 사고방식과 경쟁체제에 의해서 정당화 된다.

아시아 외환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저성장 경제로 빠져든 한국은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좁아진 문은 공정함마저 상실했다. 산업화 시절 ‘하면 된다’ 신화(?)에서 승리했던 주역들이 자녀에 대한 엄청난 교육비 투자로 엘리트들을 만들어 냈다.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은 개인의 노력이 아닌 부모 경제력에 의해서 키워지는 시대를 만들어낸 것이다. 자신들이 성장하던 시기에 외쳤던 슬로건을 스스로 부수는 모순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상실은 약자간의 혐오와 극단적 보호주의 적인 극우 성향의 청년들을 생산한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이 사회를 포기해 버린다. 타국으로 도피 혹은 자살 같은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청년이 많다.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청년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뉴스에 따르면 의사와 같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전문직을 공부하는 청년들도 험난하고 치열한 교육환경과 근무환경을 피해 주위 국가로 가는 실정이다. 이것은 심각한 ‘Brain Drain’ 현상을 낳는다. 국가의 미래가 더욱더 암담해 지는 것이다.

기성세대들은 이러한 사회적인 현상의 문제점을 구체적인 방안에서 찾기 보다는 여전히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귀결시킨다. ‘요즘 젊은이들은 의지가 부족해’, ‘저렇게 풍족하게 자라는데 불만이 많을까’, ‘예전만큼 노력을 안해’, ‘배가 불렀어’ 등등.

 

사고방식의 전환이 아닌 국가단위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

현재 우리나라가 맞닥들이고 있는 문제점은 그 뿌리가 너무 깊고 병의 악화가 너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들과 경쟁체제를 지지하는 세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들을 강제 실현하여 경쟁체제가 아니더라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하고 화합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알게 된다. 거꾸로 정책을 통하여 개인의 사고방식을 전화하는 것이다.

청년들도 사회의 경제적 주체이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은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켰지만 지역 경제에 일조한 면이 있다.

반값 대학등록금은 저성장시대에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적 능력이 전혀 없는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고 돈을 쫓는 미래보다는 자아실현을 위한 미래를 서스름 없이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의 행복과 꿈의 실현은 당연히 국가에 플러스가 되는 요인이다. 서울 4년제 대학을 등록금 대출금과 함께 졸업하는 부채세대에게도 미래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쟁체제는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개개인에게 가혹하다. 자기계발보다는 금수저·흙수저가 시대적 동의를 얻는 시기이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칠흙같이 펼쳐진 어둠과 청소년 시기부터 경험해 온 패배주의를 안겨주는 경쟁체제에서는 개인의 의지가 발생되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사회적 개입이 절실한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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