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에 이어, 다카노 가즈아키의 뛰어난 스토리 진행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수작이라 생각한다. 일본 소설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이라면 등장 인물들의 일본어 이름을 구분하는데만 조금 신경을 쓰면 된다. 독서를 어렵게 느끼거나 미스테리물이 낯선 독자들도 내용의 전개만큼이나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작품이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이러한 스토리 진행 방식은 일본내에서는 미스테리 장르 중 하드보일드 카테고리의 스타일에 포함되는 듯 한데, 평소 매우 고전적인 미장센의 본격 미스테리물을 선호하는 나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개별적 비하인드 스토리가 어떠한 반전을 위해 매우 치밀하게 설정되고 설명되는 보편적인 미스테리물은 아니다. 그러나 전체적 구성이 탄탄하며, 담아내고자 하는 정보, 메시지와 풀어가려 한 메인스토리는 완벽하게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분위기는 매우 강렬하며, 숨이 조여오는 긴박함이 전반적이다. 때문에 미스테리 매니아들 중에서도 고전적 분위기가 내뿜는 스산함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크게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나 역시도 다카노 작가의 작품은 13계단과 이 작품만을 강력 추천하고 싶으며, 이 작품보다도 더 공상적인 소재들로 집필한 다른 몇 작품들은 크게 선호하진 않는다. 다만 이러한 취향은 매우 헤비한 미스테리물 매니아들에게나 중요한 부분일 뿐, 일반소설 독자층들에게는 아야츠지 유키토나 요코미조 세이시 같은 작가들의 작품보다는 훨씬 더 감각적으로 어필 할 스 있으리라 본다. 앞으로 일본 미스테리 장르 소설들이 더욱 활발히 국내에 번역되기를 학수고대하는 마음으로 처음 리뷰를 작성해본다. 전자책까지 매번 발행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