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 - 지구를 살리는 어느 가족 이야기
그레타 툰베리 외 지음, 고영아 옮김 / 책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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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

그레타가 아니었다면 죽을 때까지 몰랐을 진실!

지금까지의 환경 운동은 전면 수정되어야 한다!

 

 

우연한 기회로 읽게 된 책이지만,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은 평소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라고는 '분리 수거 잘하기' '음식쓰레가 안 만들기' '빨대 사용 안 하기' '빨래 횟수 줄이기' 등이 고작이었던 내게 큰 감동을 넘어서 엄청난 충격을 안긴 책이다.

 

스웨덴에 살고 있는 10대 소녀 그레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폐아다. 그레타와 이 책을 함께 쓴 부모님은 유명한 오페라 가수이며, 연극배우이다. 부모님의 직업만 놓고 보면 자폐아라는 점 말고는 딱히 힘든 삶을 살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레타는 왜 이리 고집스럽게 아무도 강요하지 않은 가시밭길을 가는 걸까?

 

그레타의 가족은 아무리 먼 나라를 가더라도 비행기는 절대 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 명확하다. 비행기를 타는 행동이 기후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행 중 대기에 배출하는 탄소량이 어마어마하다는 얘기인데, 솔직히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1인으로서 이 부분은 쉽게 공감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비행기 여행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가져올 해악을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멈춰야 한다고 느꼈다. 발등에 떨어진 지구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정말 혁신적인 행동과 과감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그레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유엔에서 각국 정상을 질책하면서 매서운 표정으로 연설을 하는 그레타의 기사를 접할 때만 하더라도 그냥 좀 독특한 아이로만 봤었는데 말이다.

 

그레타의 이야기 중 가장 통쾌한 부분이 있었다면, 전 세계 부와 권력의 중심에 선 정치인과 기업가들의 이중적이고 무책임한 언행을 신랄하게 꼬집는 내용이었다. 녹색 성장이니, 녹색 경제니 하는 용어나 개념들이 결국 자본주의 논리에 종속된 허울 좋은, 기후 위기를 비껴가기 좋은 한낱 프레임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가뜩이나 촉박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니 씁쓸함을 넘어선 분노가 타올랐다. 결국 그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의 기후 위기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애써 노력해 봤자 큰 소용이 없겠구나 생각한 순간 허탈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레타가 밝힌 진실에 따르면 앞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2도만 더 높아지면 우리게 남은 시간은 18년밖에 없다고 한다. 그레타는 스웨덴의 4대 일간지의 뉴스 면에서 기후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매일 조사하고 계산한다. 비행기 여행과 쇼핑 그리고 자동차 관련 기사는 얼마나 되는지, 또 기후와 환경에 관한 기사 비중은 얼마인지도. 결과적으로 앞서 말한 3개 관련 기사에 비하면 환경 문제를 다룬 기사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한다. 현재 기후 위기를 가장 앞서서 알릴 의무가 있는 언론에서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그레타는 결국 등교 거부를 결정하고 매주 금요일 국회 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런 행동에 감명받은 또래 청소년 160만 명이 세계 곳곳에서 동참하고 있고 현재까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10대들도 얼마 전 도심에서 집회를 열었다고 한다. 솔직히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다음 세대로부터 단지 빌려 쓰고 있을 뿐인 지구의 환경 문제에 대해 고민해 본 적도 거의 처음이었다. 일단 내 문제는 아니니 눈 딱 감고 지금처럼만 살다 가자라는 안이한 생각도 들고, 몰랐으면 모를까 이렇게 진실을 알게 된 이상 어떻게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이 반짝 불타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청소년보다 부모 세대가 먼저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기후 위기에 무관심했던 반성은 잠깐 미루고, 강력한 기후 정책 수립을 위한 실제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 그레타의 주장대로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봐야 한다. 이제 하나로 모여서 곧 다가올 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내가 살아 숨 쉬는 가까운 미래조차 보장받지 못하리라는 위기의식이 든다. 제발, 나부터 달라지면 사회 전체가 바뀌겠지 하는 순진무구하고, 안이한 생각부터 좀 어떻게 해보자.

 

끝으로, 그레타가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못 탄 줄 알았는데 아직 결과를 모르는 상태다. 발표는 10월 11일이다. 가장 강력한 후보란다. 만약 이번 수상이 불발에 그친다면 다음 년도에는 꼭 최연소 수상자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그레타의 이후 행보에 좀 더 큰 힘이 실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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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티움 연대기 세트 (반양장) - 전3권 비잔티움 연대기
존 J. 노리치 지음, 남경태 옮김 / 바다출판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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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로마인 이야기>는 아직 못 읽어봤다. 제대로 된 수순이라면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먼저 봐야하지 않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언제 읽게 될지도 모를 <로마인 이야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끌림을 늦추고 싶진 않았다.

그 끌림의 첫 번째 이유는 '터키'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동서양의 다채로운 유적과 문화가 녹아 있다는 그곳이 환상적 이미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중의 한 곳이었다. 처음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는 역사 상식이 짧았던 탓에 단박에 그곳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무심코 화려한 표지의 첫 장을 넘기자 '콘스탄티노플'이란 단어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제서야 '터키 이스탄불'의 또 다른 이름임을 기억해냈다. 잠깐이었지만 녹슨 기억회로에서 뭔가 툭 터지는 느낌이었다.

두터운 책의 부피가 압박이었지만 살 수 밖에 없었다. 몇 년 후 터키를 여행하면서 그 도시에 숨겨진 역사의 숨결을 오롯이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었다. 이제 겨우 1권을 그것도 아주 느리게 읽고 있지만 쉽게 지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머릿속에 새겨진 활자 하나 하나가 실제 그곳에 가서 보고 만지는 동안 내 눈과 손끝에서 되살아 나는 떨림을 기대하고 있다.

다행히 꽤 흥미로운 도판들이 책을 읽는 내내 기운을 북돋워준다. 이 세 권을 읽는 데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기필코 터키에 가기 전까지는 완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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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neit 2008-04-1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솔직히 전 로마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소개시키고 싶지 않은 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편협한 역사관과 귀족적 영웅 중심적 필치는 소위 로마라는 국가를 영웅들의 각축장으로 전락시키는 것 같더군요. 더구나 그녀의 책은 역사라기 보다는 소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소설<<삼국지>>와 별반 다를게 없다고 봅니다.
차라리 전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비록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시작되지만, 비잔티움 제국이 멸망하는 순간까지 시종 역사적으로 그리고 교양적으로 우아한 필치로 그리고 있죠. 로마사의 고전 중에 고전이라 여겨집니다. 또한 로마시대의 작가로 유명한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을 이어서 읽는다면 금상첨화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