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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평점 :
읽어봐야지 항상 생각만 하던 계간지 중 하나인 '창작과비평'을 드디어 읽어보았다. 소설만 읽는 편중된 독서 취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내린 선택은 문학 잡지나 계간지를 읽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루고 미루다 보니 처음 다짐을 한 시간이 어느덧 오래 지나있었다. 그러던 중 블로그에서 '창작과비평' 서평 이벤트를 발견하였고, 그건 곧 내가 읽은 첫번째 계간지가 되었다.
2024년 봄호의 창작과비평에서는 '세계서사,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주제의 특집이 실려있고, 그외에 단편 소설, 시, 대화, 평론 등 다양한 장르의 글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그중 인상 깊게 본 부분은 성해나 작가의 <길티 클럽:호랑이 만지기>와 대산대학문학상 시부분 수상자인 김서치님의 작품들이었다. 소설만 읽는 문제를 고치기 위해 계간지를 신청했지만 한 번 들인 버릇은 어쩔 수 없었는지 가장 먼저 펼친 부분은 소설이었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는 현대 팬덤 문화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주는 단편소설로, 한때 아이돌 팬덤 생활을 했던 내게 흥미롭게 다가온 이야기이기도 했다. 특이하다고 느낀 건 주인공이 덕질하는 대상이 영화감독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길티클럽의 멤버들이 가진 사고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걸 덤덤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지만 어렵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앞의 무거운 특집들 이후에 읽기 굉장히 적절한 것 같다.
그리고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들을 나는 개인적으로 주의 깊게 읽었는데, 문학 공모를 준비 중이기도 하고, 또래의 문인들이 어떤 글을 쓰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오직 소설만을 읽는 심각한 독서 취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시를 제대로 읽어 보면서 시의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특히 <자유형>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