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맞는 다이어리를 찾기란 쉽지않다.
생각같아서는 직접 만들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불끈 솟구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조건은 이렇다.
- 모든페이지를 꽉 채우는 조잡한 그림이 없어야 할것.
- 필요하지도 않은 페이지로 채워져 있지 않을것.
- 페이지는 넉넉할것.
- 그렇다고 아저씨 다이어리 라든지, 들고 다니기 무거운 것은 안됨.
내가 특히나 싫어 하는것은.
빨갛고 파랗고 알록달록 총 천연색으로 빈틈없이 매워진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작가의 생각대로 줄맞춰 그어진 칸들.... 내게는 필요없는 항목들...
내 이상에 맞는 다이어리는 어디에도 없다.
라고 생각할 즈음.....
아주 심플한 다이어리를 발견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두께도 제법 두툼하고 막 쓸수있는 재질이다.
사용하기 편리한 스프링노트형식. 하드커버. 필요한 경우에 끼워서 쓸수있는 반투명 비닐커버.
내지는,
2010, 2011년 달력, 연간 일정표.
각 월별로 직접 날짜를 기입해야 하는 월간 일정표, 월간 계획(지출, 노트1p)
주간 일정표 와 노트1p (5회), 이런 구성이 12개월간 반복되는 형식이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없는 무지가 10장정도 구성되어있다.
물론 마지막 페이지에는 신상정보를 기입할수있는 칸이 마련되어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심플한 디자인이면서도 구성은 내가 필요하게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메모지와 가계부를 겸하는 목적으로 쓰기 때문에 월간 계획표의 칸도 넉넉하고, 주간계획표도 빈칸이 많아 알뜰하게 쓸수있겠다.
월간, 주간 주루룩 나열해놓고 뒤에가서 할일,가계부, 독서/영화목록 등등등..
그날의 일상과 계획표가 멀어져 있는 구성이 아니어서 좋다.
주간계획표 옆의 빈 페이지는 맘에든 영화나 책, 여행 티켓등을 붙여놓기에 좋아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의 무지는
출판업자가 정한 목록이 아니라 나의 필요에 의해 채워 갈수있는 공간이라 마음에 든다.
단점을 찾아보자면.
월별로 날짜가 기입되어있지않아 직접 써야하는 불편이 있다는 점.
아마도 다른사람은 단점으로 느낄만한 부분은 종이가 얇다는 점이다.
스프링 노트에서 종이가 얇다는 것은 1년 365일 가방속에서 굴러다니는 다이어리의 특성상.
잘 찢어질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싸인펜이나 매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할 부분이겠다.
마지막으로 커버는 얇은내지를 감당하기엔 좀 허술해 보인다.
비닐 커버는 스프링 노트에 맞지 않아보이고.
아무래도 아이디어를 짜내서 똑딱이 단추가 달린 커버를 덧붙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손에 받아들었을때.
스프링 노트 한권을 들고있는 느낌이다.
그런 느낌이 좋다.
누군가의 디자인에 의해 채워야할 의무감이 아닌,
내 1년의 기록을 자유의지로 채울 수 있겠다는 느낌.
월간 계획표와 주간 계획표는 어차피 그어야 할 선을 미리 그어준것으로 편리함을 보충했다는 느낌이다.
누군가는 심플하다 못해 썰렁하다고 까지 하나,
나는 내가 찾던 노트를 찾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