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상담실 - 반려견과 가족이 행복해지는 88가지 방법
단 유미코 지음, 최종호 옮김, 노야 마사히코 감수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부모님 댁에는 올해 8살이 되는 페키니즈가 있다. 요 녀석이 처음 집에 왔을 때, 아는 분에게 분양받아온 요 녀석은 전에 있던 집에서는 대소변을 가리며 얌전한 강아지라 했다. 하지만 얌전하다던 요 강아지는 똥오줌 못 가리고 대문 앞 사람 기척, 진공청소리 돌리는 소리, 이웃집  드릴 소리 등 자잘한 일상소음에 맹렬히 짖어대고 사람들이 먹고 있는 음식에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 고기류가 있으면 달라고 매달리고, 끙끙거리다가 한번 혼나고는 잠시 후 다시 끙끙대어 밥 먹는 것조차 방해하는 민폐 강아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려서 그렇겠거니 하고 인터넷을 통해 강아지 배변 훈련법 등을 검색하여 시도해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배변훈련은 하루종일 강아지를 지켜보고 있다가 동 마려운 제스처를 취하면 재빨리 화장실로 보내는 것이었는데 신호를 알아차리기 어려워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고, 밥 먹을 때 마다 끙끙거리는 게 불쌍하다며 먹을 것을 주곤 하시던 어머니도 훈련에선 큰 적이었다. 그렇게 강아지는 배변문제로 묶여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사람 밥 노리는 끙끙거림도 우리가 익숙해져 갔다.

 

 이 책 강아지 상담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성견의 행동 수정과, 노령견을 돌보는 방법도 나와 있어 노령견인 우리 개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 책은 개를 키우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민거리들을 88개의 항목을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5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어 우리 강아지에 해당하는 문제가 무엇인가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개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과 수의사를 활용해요, 매너 훈련과 의사소통, 집 밖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고 대처해요, 의 5가의 주제로 '개의 언어를 이해하자' 기분을 전하는 몸짓의 진짜 의미', 노령견과의 생활 등의 내용을 1~2페이지 정도로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정말 좋았던 것은  '강아지의 대장'이 되는 법을 기본으로 모든 훈련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점이다. 개는 무리생활을 하는 동물이어서 서열이 확실하게 나뉘어있다. 음식도 대장이 먼저 먹고 난 후에 먹는다. 개의 대장이 되지 않으면 훈련도 어렵고 자칫 나쁜 습관을 만들 수도 있다.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로 여겨져 사람들 틈에서 살아가지만 개는 사람과 다른 종족의 동물임을 깨닫고 이해하는 것이 그를 진정한 반려견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가령 대장이 먼저 먹이를 먹는 습성을 모르고 식사 전 강아지의 음식을 먼저 주는 습관을 들였다면 강아지는 그것이 자신이 이 무리의 대장이기 때문에 먼저 먹을 수 있다고 인식하고 가족 내에서 대장 노릇을 하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를 예뻐하기만 할 게 아니라 그 행동이 무엇 때문인지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배운 것 같다. 반려견과 함께라면 한번은 읽어두면 좋을 책인 듯 싶다. 이제 우리 강아지와 함께 실천해봐야겠다. 몇년을 함께 할 지 모르지만 그 시간이 우리 가족, 강아지와 사람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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