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같이 걸을까
박민정 지음 / 스타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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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른, 같이 걸을까



박민정/스타북스(2011.8.10)



처음에 이 책을 선택할 때는 나도 서른처럼 다시 생각하고, 좀 더 젊은 감각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읽어 나가면서 차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이 답지 않게 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생각이 깊으며 서른을 정말 알차고 아름답게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널리스트로서 또는 직장인으로서 그는 최첨단의 곳에서 누구보다도 더욱 뼈져리게, 그리고 더욱 치열하게 시간과 부딪히고 또 견디며 느낀다. 오히려 반생을 살아온 내가 부러울 지경이다. 그의 책 쓰기는 나의 멘토가 되어가고.



그녀는 주로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그러면서 참 많은 걸 배우고 깨우쳐 나간다.



그를 만나고 나오는 길, 눈이 내렸던 기억이 난다. 추워도 추운 줄 몰랐던 것 같다. 부유하고 넉넉해야만 남을 돕는 것이 아니라는 것, 세상에 어려운 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부지기수라는 것. 다른 이의 생에 귀를 기울이고 작게나마 동참하는 건 살면서 꼭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다.(139쪽)



참 소박하게 깨닫고 참 서른답게 느낀다. 나도 그 나이 때 그랬을까 싶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최영미의 시집) 얘기도 나오지만 그녀는 서른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서른이기 때문에 젊음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잔치가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종소리를 얻은 양 그녀는 생기발랄하고 당차다.



소심한 에이형의 서른 살 여자가 느끼는 생활의 발견을 알아나가는 재미. 그것은 가끔 쏠쏠한 나만의 노하우를 접한 기분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녀만이 느끼고, 그녀만이 깨달아가는 과정을, 새로운 활력소라 여기면서 살아보고 싶어졌다.



아직은 인생의 여름인 그녀. 가을을 넘기고 있는 나. 그래서 그녀가 더욱 부러운 나.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동기생뿐 아니라 나와 같은 가을에게도 손짓을 하며 함께 걷자고 한다. 그가 사람을 만나서 느끼고 알게 된 모든 스키마를 어느 날 함께 공유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그녀의 문화적 작업이 궁금해졌고, 그녀의 궁금증이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구절 하나 소개한다.



사람들은 왜 내 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까. 그리고 믿었던 사람이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왜 서운하고 화마저 나는 것일까. 나 또한 내 편 없어도 나만 옳으면 된다는 독불장군 식의 성격은 못 되기에 내 편이 전적으로 필요한 사람이다. 내 편을 얻었다는 것은 마음을 얻었다는 것.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까.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83쪽)



그녀는 그러면서 자기만의 노하우로 해결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내 편이 되어주길 바란다면 내가 먼저 그의 편이 되어 주라! 참, 어렵고 힘들지만 꽤 중요한 화두인 만큼 결코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외친다.



“내 편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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