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들의 생로병사
강영민 지음 / 이가출판사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조선왕들의 생로병사

 

강영민(이가출판사/2009.12.12)

 

 조선의 왕들이 어떻게 붕어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분야였다.어떤 이는 자살이라 하고 어떤 이는 타살이라 하는가 하면, 정치적인 의도로 고의적으로 조작된 설이라는 말들이 정말 흉흉할 정도였기 때문에,꼭 객관적으로 분명히 알고 지나가야 할 문제라고 봤던 것이다.

 

 이 책은 의사가 직접 의학적 차원에서 하나하나 세밀하게 역대 왕들의 질병과 그에 따른 치료 방법에 대해 고찰한 흔적이 역력하다. 정말 놀랄 정도로 세밀한 자료 조사와 깊은 생각의 흔적이 돋보이는 저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조선의 왕들은 정말 힘겹게 연명했다. 아니 왕뿐 아니라 의료 혜택을 오늘 날과 같이 받지 못했던 시절이라서 오늘 날 볼 때는 정말 하찮은 질병으로도 그들은 목숨을 빼앗길 정도였다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등창’이었다니, 항생제 한 알과 소염제 한 알만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정사를 볼 수 있었건만, 그들에게는 불행히도 그게 없었다.

 

 참으로 안타깝다. 반면에 의료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는 현대의 우리들이 참으로 행운아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만약 항생제와 소염제가 있었다면 우리 조선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상은 그만 하자.

 

 특히 그렇게도 많이 기록에 남겨졌음에도 아직도 사인이 불분명한 몇몇 제왕이 있어 안타깝다. 그들의 미스터리는 끝내 밝힐 수 없겠지만 추측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만으로 판단해서 제왕의 죽음을 유추하는 건 또 다른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적 소명이나 판단에 앞서 단지 그들도 일개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는 환자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그들은 왕이기 이전에 누구나 쉽게 질병에 노출될 수 있었던 연약한 환자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왕에 대한 환상 자체도 다소 무너진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왕이라서 대단한 혜택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해결책이 됐던 건 아니라는 점에서, 시대를 멀리 보고 바라보다 보니 비로소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더 잘 보였을 것이다. 그들의 아픔과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소현세자는 아버지에 의해 독살됐을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들었던 점에도 심히 공감이 가지만, 어쩌랴! 알 수 없지 않은가. 명확한 근거가 없으니. 그래서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역사의 뒤안길을 걸어보겠다는 상상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걸을 수는 없다는 것.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고, 종기 하나라도 생기지 않도록 섭생에 유의하며, 정신적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생활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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