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 - 나를 단단하게 하는 2500년 고전의 힘
김훈종 지음 / 도도서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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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현대인의 삶은 늘 불안하고 흔들린다. 돈, 관계, 인정 욕구, 그리고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는 혼돈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장자의 지혜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평온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이 책은 돈에 대한 집착, 타인의 시선에 갇힌 삶, 관계의 어려움 등 현대인이 겪는 다양한 고민들을 장자의 사상에 비추어 명쾌하게 해설하며, 나아가 진정한 나를 회복하는 길을 제시한다.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지혜
세상을 살다 보면 온갖 근심거리가 우리를 괴롭힌다. 저자는 걱정과 근심에 치여 살게 된다면 누구도 무한지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각 분야의 대가들이 자신의 성취를 운이 좋아서 이뤄낸 것이라 겸양하는 것처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강조한다. 공자가 "약일지(若一志)"라고 표현했듯, 마음을 하나로 모은 듯이 자세를 다지고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특히 이 책은 안회(顔回)의 충고를 통해 육체에 대한 집착과 지식에 대한 속박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라는 정언명령을 되새긴다. 오늘날 우리가 무언가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면, 공연히 마음만 분주해하며 앉아서 뛸 생각하지 말고, 뜻을 하나로 모아 마음을 다스리고 좌망(坐忘)의 경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는 외부의 시끄러움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평온을 찾는 장자적 수행의 핵심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존감 높은 삶으로
"同則無好也 (만물을 차별 없이 하나로 여긴다면 호불호도 없을 것이며), 化則無常也 (만물의 변화를 받아들인다면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집착도 없게 된다)"라는 장자의 말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고 시기하며 질투하는 인정중독의 굴레에 갇혀 있다. 주체적인 삶과 피동적인 삶, 질투와 인정 욕구 모두 타인에게 휘둘리기에 일어나는 감정들이다.

책은 우리가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작정 달려갈 것이 아니라, 진정한 쓸모와 거짓 쓸모를 먼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장자는 오롯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무엇이 삶의 정수인지를 깨닫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한 사상가였다. 그는 타인의 시선 따위에 위축되거나 누군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거짓 행동을 일삼지 않았다.

특히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자존심은 타인으로부터 스스로 존중받고 싶은 마음인 반면, 자존감은 스스로 존중하는 감정이다. 자존심이 강하면 타인보다 우월한 스펙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고, 타인의 비판에 날선 반응을 보이며 남 탓을 하게 된다. 결국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존감 높은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길임을 역설한다.

​유목민의 태도로 관계를 맺고, '나'를 회복하는 용기
진정으로 소중한 관계는 쓸데없는 소리를 나눌 수 있는 관계라고 책은 말한다. 중년에 접어든 당신에게 쓸데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많다면 이미 축복받은 인생이며, 내 삶이 불행하다면 돈이 없거나 대단한 지위에 오르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관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통찰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유목민의 태도를 견지하면 삶이 훨씬 가벼워지고 편안해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유목민의 관계는 결국 내 삶에서 집착을 덜어내는 과정이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대개 맺을 때보다 끊을 때 벌어지는데, 끊어낼 건 끊어내는 것이 건강한 관계의 기본 요건임을 강조한다. 마치 손절을 잘해야 수익이 나듯, 관계에서도 불필요한 집착을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가치는 바로 나 자신이다. 스스로에게 '상(像)'을 맺는다는 것은 '자유를 속박하고 경계를 구획지어 틀거지에 가두는 모양새'를 의미한다. 우리는 부, 건강, 학벌, 외모, 명예 등 세속적 가치를 강요하며 스스로에게 불만을 갖는다. 스스로의 상을 맺지 않는 삶이야말로 진정 자유로운 인생임을 장자는 역설한다.

​제물론과 상선약수: 평온하고 유연한 삶의 태도
제물론(齊物論)은 세상 만물을 가지런히 한다는 뜻으로, 작은 시시비비에 얽매이지 말고 대범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며 조화로운 세계관을 품으라는 주문이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가능이 있으면 불가능이 있으며, 옳고 그름 또한 상대적인 것임을 장자는 끊임없이 강조한다. 세상을 가지런히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재산이나 명예, 건강과 미모 모두 치졸한 기준일 뿐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는 노자의 비유를 통해, 책은 물처럼 유연하고 겸손하게 사람을 대하며 살아가면 다툴 일도 없고 부딪힐 일도 없다고 말한다. 잘못되고 부조리해도 무조건 참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나는 물이다'라는 마음을 먹고 가급적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처리하면 좋다는 것이다. 독이 될지도 모르는 민감한 촉수보다는 넓은 시야로 유유자적 내딛는 발걸음이 인생을 편안하게 만든다.

​나만의 길을 걷는 용기, 정신적 자유를 향하여
우리가 흔히 자유의지로 행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일이 알고 보면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 의해 재단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책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원하는 대로 뻗어나가면 그만이고, 어느 방향에서 시작해도 그만이며, 지금이 길든 짧든 상관이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정신적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다수 남들이 가는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손가락질해대는 대한민국의 편협함에 분연히 반기를 들고 일어설 줄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외침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는 돈, 관계, 인정 욕구, 자존감 등 다양한 삶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평온과 자유를 찾아가는 길을 제시해 줄 것이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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