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너와 나의 인간다움을 지키는 최소한의 삶의 덕목
엄성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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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외면의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성숙이다. 화제의 네이버·EBS 인문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무례하고 자기중심적인 세상 속에서도 품격을 잃지 않고 ‘나답게 어른답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철학을 담고 있다. 겸손, 감사, 효, 신뢰, 정직이라는 전통적 가치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차분하게, 그러나 강단 있게 전하고 있다.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이 책은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를 스스로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단번에 성숙한 어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듬고, 내면의 ‘어린 티’를 벗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인간답게 사는 일이며, 성숙한 삶의 출발점이다. 이 책은 그런 성찰의 여정을 이끄는 나침반 같은 존재다.

겸손은 자기 비하가 아닌 ‘중용’의 덕목이다.

자신을 남보다 뛰어나다고 착각하는 순간,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기 시작한다. 겸손은 자기중심적 성향을 제어하고, 타인에게 배움을 구할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가능하게 한다. 소크라테스가 아이든 노예든 구분 없이 진지하게 질문하고 배우려 했던 이유도 바로 그 겸손 덕분이다. C.S. 루이스의 말처럼, 겸손은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겸손한 사람은 자존심을 세우기보다 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감사는 일상의 기적을 알아보는 힘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더 많은 감사할 일을 끌어당긴다. 진심 어린 감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가 되어준다. 이 책은 과장된 감사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으며 ‘감사 역시 중용의 미덕’임을 강조한다.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행운과 호의를 받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더 성숙한 어른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감사 일기 쓰기’, ‘편지로 감사 전하기’처럼 일상의 실천을 통한 내면 훈련이 강조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효는 전통이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관계의 윤리'다.

부모가 먼저 부모다울 때, 자식다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책은 빚이론, 감사이론, 우정이론을 차례로 검토하며, 현대 사회의 ‘효’ 개념을 단순한 의무나 타산이 아닌 ‘성숙한 관계’로 풀어낸다. 효는 부모를 무조건적으로 받들라는 억압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성장하는 ‘소통의 자세’로 재해석된다. 효도는 나의 선택이어야 하며, 강요나 인내가 아닌 상호 존중에 기반해야 한다는 통찰은 오늘날 특히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정직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정직은 사회를 작동시키는 기본 조건이며, 스스로 떳떳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더 깊은 층위의 정직을 이야기한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반드시 정직한 것은 아니다.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진실 폭격’은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 AI 시대에 접어든 지금, 단순한 참/거짓을 넘어서 ‘진정으로 정직한 태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더 섬세하게 성찰해야 함을 강조한다.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감각이 필요한 시대, 진정한 어른의 정직은 무겁고 깊이 있게 그 기준을 고민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덕목들을 ‘고리타분한 교훈’이 아니라 ‘지금 여기, 나의 삶에 적용 가능한 지혜’로 되살린다는 점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성취보다 먼저, 마음가짐과 태도에서 결정된다.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삶의 본질을 묻고, 그 물음에 성실히 답할 줄 아는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길잡이다.

무례한 세상에서도 어른다움을 잃지 않는 법. 그것이 결국, 후회 없이 살아가는 길이다.

조금은 서툴고 느리더라도, 하루에 한 걸음씩 '진짜 어른'을 향해 나아가 보자. 이 책이 그 여정에 따뜻하고도 단단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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