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온실 수리 보고서

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제본 서평단#광고#협찬
행운의 여신이 소지한 주소록에는 없는 줄 알지만 혹시나 해서 신청했는데 덜컥 연락이 왔네요!(처음) 가제본 ‘대온실 수리 보고서’가 도착했고 손에 쥐는 데 서평을 쓰기로 약속했으니 열심히 읽어야지하며 추석 연휴동안 다 읽었습니다. ‘다빈치 코드’ 유형의 책을 좋아해서 제목만 보고 호기심에 신청했는데 이야기의 중심지 중 하나가 ‘창경궁’이었습니다. 첫 사랑을 창경궁의 ‘비원’에서 만났던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서 괜스레 집 사람 눈치보면서 읽어내려갔습니다. 창경원이었을때는 동물원은 가도 식물원에는 가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아! 거기였구나하면서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궁금했습니다.

주인공 ‘강영두’는 강화에 살다가 진학을 위해 창경궁 근처 원서동에 있는 ‘낙원하숙’으로 홀로 이사합니다. 그 집 주인인 ‘안문자’ 할머니, 갈등을 유발하는 한 살위인 동급생 ‘리사’, 다른 하숙생 식구와 일하는 아주머니와 관계에서 소설의 전개됩니다. 책 제목처럼 창경궁 대온실에 수리 보고서를 맡던 주인공 ‘영두’가 같이 일하는 분들-작도, 제갈도희, 오아랑-과 함께 일을 하면서 지하실에 무언가를 발견하면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강화도에는 절친 은혜와 그녀의 철든 딸 ‘산아’와도 주고받는 대화에서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순신이라는 인물도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하숙집 주인인 할머니의 일대기가 책 전체에 등장하며 할머니 동생의 실존 여부가 후에 상속인이 되었던 ‘리사’와의 막후 이야기 때문에 끝까지 읽게 됩니다.

마지막 왕 순종께서 계셨던 창경궁을 한 번이라고 가 보신 분들이라면, 가슴 아픈 역사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굳건히 버틴 그 곳을 이야기로 색을 입힌 이 책을 가을 하늘에 읽어보심이 어떨지요? 추천이유는 많은데 손으로 표현이 서툴러서 작가님에게 누를 끼치는 건 아닌지... 죄송합니다! 하지만, 밑줄을 치면서 읽었던 마음에 닿은 문장도 많습니다. 그 중 하나는 ‘.,.잊어야겠다 싶은 장소들은 아예 발길을 끊어서 최대한 망각할 수 있게 노력해왔지만....’ 다른 작품인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에서도 공감되는 표현들이 많아서 색칠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러네요. 역사의 소재를 소설의 전개와 어우러지면서 몰입 강도가 세서 간만에 장편소설을 힘들이지 않고 읽었습니다.

표현의 서투름, 부실한 내용은 전적으로 저의 무지함입니다. 그래도 작가님 덕분에 책 한 권 완독했다는 뿌듯함에 미소짓는 9월이었습니다.
#대온실수리보고서#김금희#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