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의 사랑 - 하서명작선 81 하서명작선 100
막스 뮐러 지음 / 하서출판사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독일인의 사랑이란 제목에 으레 통속적이지는 않지만 '플라토닉'한 사랑의 이야기정도이겠거니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그런데 웬걸...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데는 상당한 집중이 필요한 책 이였다. 주인공 '나'와 마리아 공녀가 매일 만나며 나누던 종교와 철학에 관한 부분들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면서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들도 소중한 추억의 한 부분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요즘 냄비식 사랑에 익숙해 있는 우리에게 참된 영혼의 사랑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순수함이 위대한 힘을 가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에게는 인생은 유한하고 한 번이기에 그 삶을 무엇으로 채우고,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큰 숙제다.

왜 자신을 사랑하느냐는 마리아의 물음에 사랑해야 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그의 대답에는 감동이 넘쳤다. 그들은 처음엔 친숙한 관계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의 마음 속에 깃 든 생각을 서로 털어놓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면서 만족해했고 결국은 서로에게 속한 관계가 된다. 우리는 서로가 사랑한다는 말은 잘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어떤 때는 무시도 해버린다. 그러니 이해는커녕 자꾸 오해가 생기고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랑이 바닥을 들어내는 일이 너무 많다. 부부건 친구건 어떤 관계라도 서로의 마음속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필요하다. 우리가 하고 있다는 사랑의 실체를 한번 살펴 보라. 믿음은 없고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는지...

'자기의 속마음을 감추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그렇게 하는 것이 예절이라 하고, 그 결과로 우리들의 생활 전부를 가장 무도회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사회인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은 했지만 슬펐다. 아무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지 않는단다. 그것은 우리의 생명처럼 날 때부터 지니고 나온 것이라는데, 우리는 이 사랑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서로의 마음의 거리를 좁혀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기꺼이 즐길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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