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다 같은 존재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8월

사랑이란 단어만 생각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내 생에 꼭~ >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윤리적 통념을 가지고는 결코 납득이 안될 일 일지 모르지만, 누구나 가슴속에 가지고 있는 열정을 불태우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을까? 전경린씨는 정말 자신이 사랑의 경험을 절실하게 느껴본 사람일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 작가적 상상력으로만 어떻게 그렇게 리얼하고 섬세하게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겠는가.

어쨋든 경험에서 나왔건 상상에서 나왔건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불러 본다.'든가. '그냥 기분 좋은 웃음이 난다.'든가. 기다리며 애태우는 심정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암수가 서로를 찾아 끝없이 헤매는 본능은 논리적인 해석도 안되고, 이성적으로 제어가 안되나 보다. 결국 끝을 보고 나서야 마치게 되는 수렁 같은 것.이런 면에서는 인간은 모두가 똑 같구나 싶다.

나만의 특별한 감정이 아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된다. 서로에게 호감을 주고 싶고,상대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고, 자신도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고 싶고...인간은 모두 다 같은 존재구나 싶다. 사랑이란 감출 수 없는 감정 앞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