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 어른을 위한 동화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현대문학북스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저 강을 건너기 위해 몇 그루 소나무로 어설프게 엮어 만들어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초라한 뗏목에 불과하게 태어났지만, 그 뗏목에게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예쁜 소망을 가지고 살았다. 그중 가장 태우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자신을 매어준 아저씨의 딸 연이가 있었다. 그 소녀를 정성껏 방학 때을 제외하고는 10년 간을 한결같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소녀를 태우고 강을 건네주며 행복하게 지냈다.

그러나 그 소녀가 시집을 가서 떠나고...그 소녀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만 남는다. 어느 겨울 뗏목은 언덕 위에 버려지고, 어느 날 부터는 뜯기어 모닥불이 되어 버린다. 그녀가 자신의 존재 자체도 인식하고 있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녀에 대한 사랑을 영원히 간직한 채 죽지만, 어디선가 겨울 강가에 피어오르는 모닥불을 보면 소녀를 기다리는 자신의 기다림이 타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는 유언과 같은 말을 남긴다.

****예전에 기다리고 참는 것이 미덕이였던 우리네 사랑법과는 달리 오늘의 사랑법이 적극적이고 솔직하지만, 너무 급하고 일회적인 사랑으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는지. 뗏목은 묵묵하고 돌려 받을 것을 생각지 않고, 그저 주는 사랑을 했기에 행복한 삶이 였을 것 같다. 물론 기다림의 시간은 고통스러웠을지 모르지만, 그녀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그를 오래동안 존재하게 하고 완전하게 하는 힘이 였을것이다.****사랑 받는 이 보다 사랑을 주는 이가 더 큰 행복을 맛본다고 하지 않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