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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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세번 밖에 운행하지 않는 호로마이 역의 오토마츠 역장은 태어난지 두달 만에 딸을 잃고도 철도를 지켰던 무정해 보였던 그는 잃게된 딸에 대한 그리움에 늘 마음 한켠이 어둡고, 딸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젠 마누라도 죽고 혼자 된데다가 철도일 밖에 모르는 그에게 정년 퇴직까지 앞두게 되어 허망함이 더해진 상태다.

그런때에 불쑥 나타난 한 소녀와의 만남은 그에게 위안과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그 미령의 소녀는 다름아닌 자신의 딸 유키코...차례차례 자라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녁 참에는 책가방을 메고 아비 눈앞에서 차렷해 보이고, 한밤중에는 좀 더 자란 모습을 그리고 나중에는 비요로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십칠년간 성큼성큼 자라는 모습을 아비에게 보여준 다. 유키코는 아버지의 죽음을 미리알았는지, 아버지의 마음에 품어왔던 죽은 자식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고,누리지 못했던 자식과의 사랑을 체험하게 해 준다.

평생 기차와 함께 살아온 그는 초라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했다. 역에 철도원이 한사람이라는 이유에서인지 철도원 직업에는 완벽했지만, 가정은 뒷전이 되었다. 그로인해 그가 짊어져야 했던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그를 늘 불안하고 왜소하게 행동하게 했고, 스스로 갇힌 생활을 했을지 모른다. 평생 철도원의 임무를 다하느라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죽기전 죽은 딸과의 만남으로 그짐을 벗을 수 있었다. 홈끝의 눈더미에 손깃발을 꼭 쥐고 입에 호루라기까지 문채로 쓰러진 사토 오토마쓰. 눈과 철도가 어우러져 따뜻한 감동으로 와 닿았다.

일본 사람들은 부모의 일을 물려받아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본인들의 근검절약정신과 근면성실함을 본받아야 한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우리 국민이 겪은 어려움들을 말하며 분노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일제시대의 잔재를 곳곳에서 확인하며 산다. 그들이 건설해둔 댐.도로.건물들을 우리는 무심히 보아 넘기고 있다.

제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의 한 시골 모습이 우리나라의 시골모습과 너무 흡사함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자기들이 사는 모습대로 우리나라에 그대로 만들었던 것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가를 알게된다고 한다. 일본의 문화가 개방이 되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서로를 가장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일본 영화들을 보았다. 우리의 정서와 흡사한 점이 많았다. 영화.책.음악 등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풀어갈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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