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 작가를 따라 작품 현장을 걷다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 혹은 글을 곱씹어 본다는 뜻이다. 답사 라는 단어는 발로 어느 장소를 직접 방문해 그 상황과 정황을 생생하게 느껴 본다 라는 뜻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문인들의 글을 반추하고 그들이 살거나 작품활동했던 공간을 답사하면서 그들의 숨결을 느끼고 나의 기억과 추억도 반추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문인들의 공간을 지도와 별에 비유했다. 하늘에는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 별들을 연결해 나름의 이름을 붙이고 그들에게 스토리를 부여한다. 별에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그 별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다. 별자리를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은 그 별자리를 지도에 표기해서 다른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하고 사람들끼리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고 재생산된다.

문학도 이와 유사하다. 문인은 개별 언어와 단어에 의미를 부여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출판이나 연재와 같은 형태로 다른사람들과 공유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책을 읽고 평하면서 다채로운 해석을 하기도 하고 영화나 뮤지컬과 같은 형태로 컨텐츠를 재생산하기도 한다.

중간에 책을 읽다보니 왜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태양의 저쪽 밤의 이쪽 이라고 지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낮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이성적인 행동과 생각을 많이한다.또한 여행을 가게 되면 낮 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밤은 감성의 공간이며 뚜렷하지 않고 희미한 시간대이다.

이쪽 이라는 곳은 나와 가까운곳으로 저자 본인에게 가깝고 익숙한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이쪽의 시간과 공간에서는 한국 작가들에 대한 서술이 주로 이루어진다. 한국의 기성 작가들을 비롯해서 신진작가들까지 그들에 대해 애정이 듬뿍 담긴 서술을 보여준다.

반면 태양과 저쪽이라는 시 공간의 상황에서는 서양 작가들에 대한 이성적인 분석과 서술을 주로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과 이쪽은 밤의 이쪽과 만나게 되고 연결되게 된다. 문학도 마찬가지이다.작가와 작가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기 마련이며 장소와 장소도 서로 연결되고 그들의 이야기와 이야기도 서로 연결된다. 즉,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말처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격언을 몸소 느낄수 있다.

또한, 우리는 때로 같은 공간이지만 낮과 밤이라는 시간에 따라 달리 보여지고 느끼기도 한다. 문학도 우리가 어느공간에서 누구와 함께 어떤 감정으로 문학을 읽느냐에 따라 달리 느낄수 있다는 다양성과 가변성을 이 책에서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고 공간도 사람을 만든다 라는 건축의 유명한 격언이 있다. 문인들이 거닐었던 강가에서 그들이 가족 연인과 함께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냈던 집안에서 그들의 작품활동에 영향을 주었던 여러 공간들속에서 우리는 그들의 숨결을 느끼고 문학의 참 의미를 찾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