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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기 좋은 방
신이현 지음 / &(앤드)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608/pimg_7742331472975160.jpg)
신이현 작가님을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는 있었는데...
신이현 작가님 작품을 읽어본적이 한번도 없더라구요?!
제가 나름 책을 많이 읽는편이긴 한데...? 하하
그래서 이번에 신이현 작가님의 숨어있기 좋은 방을 읽어보았어요!
이번에 새로나온 신작인줄 알았는데..
무려 94년도에 나온 소설을 결말을 달리하여 새롭게 나온거더라구요!
힘겨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너에게
'숨어있기 좋은 방'을 선물로 주고 싶다. 라는 소개 글에 이끌려
너무 읽어보고 싶었어요^^
<숨어있기 좋은 방>은 94년 저자의 데뷔작으로, 출간 당시 파격적인 이야기 전개와
윤리적 논쟁으로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작품이다. 라는 소개를 보며
더더욱 기대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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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등장하는 '윤이금'
이금이 소설에서만 등장할법한 인물이기도 하지만...
이금이 뱉어내는 말들속에 또 너무나 지극히 인간적이기도 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또 '나도 그런생각을 한적이 있는데...' 하고 충분한 공감을 일으킬만한 인물이에요.
이금은 어려운 형편 때문에 휴학을 하고 학원에서 일하다가
실수로 원장에게 혼 나던 중에.... 물건을 원장의 얼굴로 던져버리는 사고를 치고
퇴사를 해버립니다.
그렇게 술에 취해 여기저기 다니다가 눈을 떠 보니 낯선 방에 오게됐지요.
그렇게 만난 낯선 남자 태정.
그와 몇날 몇일을 그 여관 방에 지내면서
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되고 자신을 기다리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미루고 미루게 되죠.
그러다가 그 방을 나와버리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상황은 변한게 없고...
학과 친구 '휘종'을 만나는데 그는 자신의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져요.
집도 부유하고 졸업을 하자마자 취직을 했고 좋은 차를 끌고다니며
그런데 또 더 비현실적이게도 그런 남자가 이금에게 결혼을 하자고 청혼을 합니다!
그렇게 이금은 자신도 모르게? 휘종과 결혼을 하고
자신의 집과는 차원이 다른 좋은 집에 살게됩니다.
시어머니 앞에서 얌전한 척 시어머니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예쁜 옷을 입고 고분고분하게 지내지만
그것은 그녀의 본모습이 아니었고, 우연히 보게된
집안의 술을 보고 본능에 이끌려 마시게 됩니다.
그렇게 술에 의해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온 이금은
예전에 만났던... 그 여관 방의 태정을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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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녀가 비현실적인 삶에서 지치고 힘들 때 마다
태정을 찾아가 술을 된탕 마시고 그녀의 본.능대로 행동합니다.
그렇게 그녀의 이중생활이 시작되었지만....
이금은 누구의 아이인지 모를....아이를 임신하게 됩니다.
태교에 좋을 것같아 불어 학원에 다니며 불어를 배우는데
갑자기 태정이 나타납니다.
여관방이 아닌 곳에서 만나는 게 불안한 이금은
매몰차게 대하고 그런 태정은 계속 따라다니며 이금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남편 휘종을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돼있던 이금은
태정에게 꺼지라고 하지만 그는 그 둘이 만나는 것을
다른 자리에서 지켜봅니다.
케이크를 먹고 싶다는 이금의 말에 휘종은 케이크를 사러가고
태정은 화가 나 그만 그 빵집 유리를 주먹으러 쳐버리고
유리창이 다 깨지며 주먹에서 피를 철철 흘립니다.
하지만 남편 앞에서 이금은 그를 보러 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열달 뒤 아이를 낳게되고
또 그 현실을 마주하지 못합니다.
시어머니가 아이를 보는 사이 또 그녀는
태정이 있는 그 방에 가게되죠.
하지만 그 방에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관 주인 할머니에게 물어보았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그가 육교에서 뛰어내려 죽었을 거라고
얘기를 하죠...
그렇게 그녀의 인생에서 숨어있기 좋은 방이 이었던
태정이 사라집니다.
그 뒤로 그녀는 더 본능대로 그냥 물 흘러가는 대로 행동하다가
시댁에서 조차 쫓겨나고...
이제 태정이 없는 그 숨어있기 좋은 방에서
자신이 지냅니다.
그러다가 태정과 닮은 한 외국인노동자를 만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던 그에게 자신을 데려가달라고 하여
같이 가 그곳에서 그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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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부터 너무 멀리 와버린 기분이다.
어제 갔어야했다. 그저께 갔어야했다.
-지금은 너무너무 늦어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것.
후회를 하며 오늘도 떠나는 선택을 하지 못하는 주인공.
정말 밖으로 나갈 거야?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바다에 가면 뭐가 있는데?
하긴 바다는 너무 멀어
-그 좁은 여관 방에서 결심을 하고 여행을 가자 했지만 둘은 금새 그들의
온실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태정과의 한심스러운 항해
- 태정과의 끝이 어떤지 이미 알고 있는 이금
누군가 나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 함께 어디로.
-자신이 떠날 용기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용기도 없는 이금.
-누군가가 그냥 데려갔으면 좋겠다는 수동적인 태도
이상하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대체로 남루하고 구질구질한 인생의 주인공들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인간에게 끌린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나는 그를 만나는 것일까. 왠지 싫다.
-> 힘들고 머리속이 복잡할 때 마다 태정을 찾아가는 이금.
자신의 쌍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정말 이금과 비슷해서 그를 계속 찾아가고 만났던게 아닐까?
그를 보면 자기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그런 연민 때문에 그를 계속 만났던게 아닐까?
"내 인생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나도 모르겠네."
나는 '행복한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행복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인생에서 아름다운 한 순간을
통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계속해서 읽어가며.... 내 마음이
이금아...그러지마.. 거기까진 가지마...그러지마...
했는데....그녀는 정말 극단까지 가버립니다.
처음에는 그녀에게 많이 공감이 되었지만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이해가 되지않는 면들이 많았어요.
그녀의 시어머니가 그녀에게 그랬던 것 처럼요.
그것은 아마도 제 안에 있는 사회적 통념,규율,법 때문이겠지요.
그러면서 마지막엔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외국인을 만나 그 나라로 가며 결혼까지 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인생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하는걸 보니...
괜시리 마음이 놓이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그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의 것'이니까요.
누가 뭐라고 판단하고 얘기한들 그녀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정말 아름다운 것이겠지요.
제가 21년인 지금 읽어도 조금 충격적이긴 합니다만
정말 94년도 이 작품이 나왔을 때 ㅎㅎ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 이야기가 지금 읽혀도 사실 그리 충격적이지 않을 만큼
시대가 많이 변하기도 했고, 또 사람에게는 때로는 자신이 모든 가면을 벗고
지낼 수 있는 '숨어있기 좋은 방' 이 필요하며, 그 안에 또 자신과 닮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시대를 불문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94년도로부터 온 신선한 충격 여러분도 한번 빠져보실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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