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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이트
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 해냄 / 2021년 7월
평점 :
저는 책을 고를 때 앞 표지나 뒷표지에 책에 대한 설명,
특히 작가에대한 설명을 꼭 보고 고르는데요!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어봤는데
눈먼 자들의 도시 라는 꽤 널리 알려진 소설을 쓴
작가더라구요!
그리고 98년에는 노벨문학상도 수상한 작가에요!
이야기가 시작되기전 책 서문에는 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나오는데요!
이 책은 주제 사라마구의 생전에는 출간되지 못했고, 그가 죽은 후 출간된 유고작이에요.
'세월 속으로 사라질뻔? 했던 책'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되어 읽을 수 있다니 기쁘기도 하구요.
이것은 작가가 이미 이곳에 존재하지 않게 된 뒤에도 우리와 계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남겨둔 선물임을,
사람들은 계속 말한다.정말 보석 같은 책이에요.
이 문단을 보고 이 책을 더욱 읽고싶어지기도 했고 기대가 됐어요!
또 저는 한 작가의 한 작품이 너무 좋으면 그 작가의 다른 책을 다 읽어보는 편인데,
작가의 소개에 보니 주제 사라마구가 쓴 책이 정말 많아서 마음이 풍성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스카이라이트는 첫인상부터 좋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스카이라이트는 40년대 후반의 포르투갈의 리스본에 사는 사람들이 등장해요.
3층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각자의 캐릭터와 각자의 이야기들이 있어서
소설로의 몰입도가 꽤나 깊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녀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말로 하면 몇 마디로 끝날 이야기를
몇 페이지씩 늘어놓는 것이 책이었다."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주제사라마구의 스카이라이트도 어찌보면 나랑 아무 상관없는
저 먼나라 포르투갈의 리스본의 주민들의 일상과 생각을 다룬 이야기지만...
사람사는게 다 그렇고 그렇듯... 시대별로,장소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결국엔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술술 읽어나가는 책이에요.
참 놀라운 것이 한 사람의 작가가 이렇게나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아주 섬세하게 세부적으로 하는 것이에요.
주제 사라마구는 대학에 다닌 적도 없고,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문맹이었다고 해요.
소설을 읽을 때 마다 소설가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주제 사라마구에 대한 저의 놀라움 역시 컸어요.
그의 글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그 인물의 생김새까지 머릿속으로 그리게되고
리스본의 한 마을 3층 짜리 아파트가 그림이 그려지며
상황들이 드라마처럼 영상화 되는게 참 신기했어요!
그만큼 주제 사라마구가 30대때 쓴 이 소설이 섬세하다는 말이겠지요.
"자 클라우디냐,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너도 잘 알 거다. 너 같은 젊은 아가씨가 청년과
함께 거리를 걷는 걸 남에게 보이면 안 돼.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그 사람들의 혀가
독을 품은 건 너도 알잖아."
클라우디아의 아버지 안셀무가 딸이 평소 퇴근시간보다 늦게 집에들어와 딸에게 말한 대목에서
이 동네에서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에요.
또한 4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또한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지요.
하지만 서문에서처럼 이 소설은 기성 가치관을 거부하고, 가족은 따뜻한 가정의 상징이 아니라
지옥의 상징이며, 현실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더 중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야기를 계속 읽어갈수록, 작가에 대한 놀라움이 커져서 왜 눈먼 자들의 도시가 유명했는지...
또 그가 노벨상을 받을만한 이유가 다분했구나하며 빠져들어갑니다.
저는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을 스카이라이트로 입문했지만, 이 책은 그가 젊은 시절에 쓴 초기작이자,
사후에 출간된 유고작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