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청소년 시절, 자화상 같은 소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 - 2009 제3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0
박선희 지음 / 비룡소 / 2009년 11월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내가 고등학생이였던 그때도...  

하지만 이 소설이 나에게 크게 와 닿았다.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지도 않았고 오히려 짠하기 까지 했다. 아마도 10년이 훌쩍 지나긴 했지만 나의 그리고 우리의 청소년 시절, 자화상 같은 소설의 내용 때문이였을 것이다. 사실, 청소년기의 나의 모습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도윤도, 강호도 아니였다. 겉모습은 도윤의 학원 친구였던 수연과 가까웠고 속으로는 언제나 이경선배같은 삶은 살고 싶었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을 용기는 없지만 10대 나에게 놓여진 현실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 도발을 꿈꾸는....  

초등학교때 자신을 왕따시켰던 강호이지만 도윤은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강호와 함께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해왔던 도윤은 많이 외로웠을 테니깐....하지만 강호는 그런 도윤을 밀어낸다. 자주 바뀌는 어머니, 술 먹고 폭력을 일 삼는 아버지, 이런 환경 속에서도 언제나 굳센 여동생 강이..강호의 환경과 상황이 중상층의 도윤과는 다르다고... 다른 부류라는 것을 어린나이에 어른에 의해 알게 되었으니깐... 

아렇듯 소설속에는 어른들에 의해 번번히 갈등이 생기지만 이 소설속의 10대들은 어른들에게 결코 굴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어른을 향해 반항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소설 속 아이들은 무조건적인 반항을 하지 않는다. 단,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상황에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며 스스로의 자아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강해지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반항이 아닌 희망이였다.

그래서인지 오토바이, 폭주, 클럽, 주유소 등 무질서한 10대를 떠올릴때 연관되는 소재들이 많이 등장 하지만 무질서로 보이는 그 곳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길을 찾으려 노력하고 변화려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와 짠하기도 했다. 물론 음악, 밴드, 가출, 주유소 등을 미화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 하지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상황과 환경에서 오는 외로움과 적적함을 달래 줄 탈출구가 오토바이와 함께 하는 질주라면, 또 그것이 음악이고 음악을 들을 수 있고 할 수 있는 클럽이라면 무조건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도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을 보면서 영화 '비트'가 떠올랐다. 영화 개봉 당시, 나는 고등학생 이였다. 그 당시 내가 볼수 없는 등급의 영화였지만 봤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혼란스럽고 질풍노도 그 자체였던 영화는 그 당시 나에게 한동안 비트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이기도 했고 어른들이 모르는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우리들의 이야기와 아픔이 영화에는 있었기 떄문이다.(배우 정우성도 한 몫 했을지도...) 그것만으로 비트는 충분히 나에게 좋은 영화였다. 그래서 인지 <파랑 치타가 달련간다> 지금 현재의 청소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아가 청소년 10대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부모님들도 분명 이런 10대를 거쳐 어른이 되었을 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