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세 알 심었더니 보림 창작 그림책
고선아 지음, 윤봉선 그림 / 보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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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처음 만들고 한참을 쉬다가,
다시 기록이란 걸 시작한 게
2014년 8월 무렵이네요.
그 해 옥상텃밭을 만들었거든요.

제가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제 손으로 무언가를 키워 보는 건 처음이라
신랑과 함께 가꾸는 텃밭은
무척 신기했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거의 매일을 올라가서
잘 있나 살펴보고, 물 주고,
심은 것들 만큼이나 신기하게도 쑥쑥 자라는
풀을 뽑는 것,
그리고 잎을 더해가고, 키가 크고,
풍성해지고, 열매까지 맺는 걸
신기해하고 대견해 하다가
수확해서 맛있게 먹는 것 정도였답니다.
수확하기까지의 그 기쁨은
텃밭을 가꿔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 거예요.
그때 다짐도 했었죠.
아이가 생기면 나중에 꼭
텃밭을 함께 가꿔야겠다고요.

2017년을 마무리하면서,
2018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만난
그림책 중 한 권,
바로
<씨앗 세 알 심었더니>입니다.

 

 

앞과 뒤로 이어지는 표지에는
너무도 커서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커다랗고 하얀 무를 들고
발맞춰 가는 토끼들이 보입니다.
세상 즐거운 표정이네요.

 

 

 

 

흰 구름이 살짝 보이는 푸른 어느 날,
씨앗 세 알이 심겨졌어요.

씨앗 한 알은 어치가 먹고,
씨앗 한 알은 두더지가 먹고,
남은 씨앗 한 알은 꼼질꼼질, 꼼지락,
시간을 견뎌내더니
힘껏 고개를 쏘옥 내밉니다.

 

그리고도 수많은 시간을
햇볕을 쬐고, 별빛 아래 잠들고,
때론 강한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쑥쑥 자라더니
커다란 무가 되었답니다.

그 사이, 그림에서는
개미들도 지나가고, 나비도 찾아오고,
메뚜기가 곁에서 잠들기도 하고,
무당벌레가 찾아들기도 합니다.
힘내라고, 조금만 더 힘내라고
응원해 주었을까요? ^^

 

 

 

 

그리고 마침내 쑥 뽑힌 무는
표지에서 보았던
그 토끼들이 함께 메고 가더니
미간에 힘까지 팍 주고
와작와작 열심히들 먹습니다.

뿌리부터 줄기, 이파리까지
야무지게 꼭꼭 씹어 실컷 먹고서야
동글동글해진 배를 쑥 내밀고는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꺼어억~ 트림을 해댑니다.
뿡! 방귀도 뀌고요.

그리곤 그림책 속 그림에선
예쁜 노란 별이 반짝 떴습니다.
그 아래 토끼들은 잠이 들었고요.
정말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요?



# 작고 작은 씨앗이
햇볕을 담뿍 받고, 비를 흠뻑 맞고,
바람에 흔들리고, 별빛을 받으며 쑥쑥 자라서
모두를 배불리 먹이는 그림책 속에서
세상은 넉넉하고 평화롭고
모든 것이 순리대로 돌아갑니다.
다투지 않고, 모두가 만족스럽게!

2018년 새해에도
모두가 다투지 않고, 모두가 만족스럽게,
세상은 넉넉하고 평화롭게,
모든 것이 순리대로 돌아가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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