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문화경제의 힘 - 인공지능(AI)시대, 문화경제가 답이다
최연구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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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란 남이 보지 못하는 가치를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적 가치는 눈에 보이는 가치가 아니다. 하지만 상품의 차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2%는 결국 창의성, 감성, 문화적 가치 등이다.'


이 책은 사회변화를 문화의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문화에 관심을 기울였을까? 근대 학문에서 사회과학의 핵심은 경제학이었다. 경제학은 논리적으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경제 현상을 풀어냈다. 이 시기에 경제는 사회체제의 중심이었으므로 이를 해석하는 경제학은 영향력이 컸다. 한편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경제자본', '정치권력', '문화적 위광'이 사회의 본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막스 베버 이후 사회과학은 경제 외에도 정치권력과 문화에 보다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높은 생산성으로 사회가 발전하고 물질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여유시간의 증가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소프트파워가 중요한 시대이다. 2004년 하버드대학교 조지프 나이 교수는 '소프트 파워'라는 책을 출간했다. 소프트 파워란 군사력, 경제력 등 물리적인 힘인 '하드 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강제보다는 매력을 통해 상대를 움직이고 동의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다.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에는 물리적 힘보다는 보편적 문화나 공감 같은 것이 더 강력하다. 하드 파워의 지향점이 부국강병이라면, 소프트 파워는 문화강대국이다. 20세기까지 강대국이 하드 파워로 주도했다면,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로 소프트 파워가 주도할 것이다. 여기서 문화는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인간의 창조적 산물을 포함한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한편 문화적 가치는 중요하다. 경제, 사회, 문화의 관계를 보면, '경제'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만들고 소비하고 분배하는 활동이나 관계다. '사회'는 인간이 모여 사는 외면적 틀을 가리키고, '문화'는 인간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행위양식이나 가치를 말한다. 즉 사회가 형식이라면 문화는 콘텐츠나 내용에 해당된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에게는 서로 간에 동류의식이 싹튼다. 사회는 문화없이 성립될 수 없고, 문화는 사회 속에서 성장 발전한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에서 보았듯이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압도적이다. 향후 청소로봇, 육아로봇부터 로봇교사, 로봇판사에 이르기까지 로봇은 정보처리력과 합리적 판단능력을 갖추고 인간이 수행하는 직업들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에는 단순 반복 노동, 조립 및 제조 등의 산업 영역이나 금융 등의 경제 영역은 기계나 인공지능이 맡고, 감성과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문화예술이나 콘텐츠 산업 등의 영역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사회를 창조하는 것은 우리의 창의성과 상상력이다. 창의성이 중요해질수록 인간의 상상력이 핵심가치로 부각될 것이다. 미래에는 문화와 과학기술의 역할이 커질 것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에 있다. 상상력은 창의적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과학기술영역을 창조하는 힘이다.


문화는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비슷한 노력을 하고도 어떤 기업은 수익을 올리고 어떤 기업은 그렇지 못한다. 수익률 차이를 좌우하는 2%의 요인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제는 문화적 요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똑같은 성능, 똑같은 사양의 상품이라도 어떤 상품은 디자인이 독창적이어서 가격이 비싸다. 또 이미지, 브랜드 가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상품에 담긴 재미있는 스토리가 가격을 높여 주기도 한다. 모든 사업은 상상력,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지만 그 성패는 문화에 달려 있다. 경제현상이 눈에 보이는 물결이라면 그 저변에 흐르는 잘 보이지 않는 큰 해류는 문화현상이다.


따라서 문화의 관점에서 사회의 변화를 이해해야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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