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어서 잠 못 드는 세계지리 잠 못 드는 시리즈
개리 풀러 & T. M. 레데콥 지음, 윤승희 옮김 / 생각의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콜롬버스는 왜 아메리카 대륙까지 항해했을까?'

음식은 사람들을 공동 생활권으로 만들고, 동일한 사회가치를 공유하게 했고, 개성있고 특색있는 문화를 이끌었다. 이 책은 세계지리에 음식을 반영하여 바라보고 있다. 저자인 개리 풀러는 하와이 대학 지리인구학 명예교수이다. 끊임없는 열의로 세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꾸준히 연구했다. 공동저자인 레데콥은 셰프이자 음식연구가이며 가족과 함께 바닐라 농장 및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저자와 함께 세계여행을 하면서 음식, 사람, 문화에 대해서 생각의 고리를 이어가는 일은 즐겁다.

이 책은 2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꼭 기억해야할 내용을 퀴즈로 정리하게끔 해두었다. 답을 찾다보면 음식과 관련된 지역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익힐 수 있다. 향신료, 마르코폴로, 바닐라, 카카오, 쿠바, 골드러시 등 어렵고 따분했던 내용을 익히는 재미도 솔솔하다.

인류의 문명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농업이다. 수렵생활을 하다 한 곳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식량을 저장함으로써 의식주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농업은 씨를 뿌리고 경작하는 것 이상의 혁명을 가져왔는데, 식물을 작물화하고 야생 동물을 가축화하였으며 종을 개량시켰다. 궁극적으로 여가를 지적활동과 예술활동에 전념함으로써 문명의 바퀴를 가속화시켰다.

볼리비아는 감자의 원산지이다. 감자는 스페인 탐험가들이 유럽으로 들여왔고 18세기에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질병에 강해서 곧 유럽의 주요한 식량원이 되었다. 감자 사랑은 프랑스인들이 유별난데 '프렌치프라이'라는 감자튀김은 프랑스의 거의 모든 메뉴에 포함된다. 한편 감자칩은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기도 하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의 원산지는 멕시코와 콰테말라이다. 아즈텍 사람들은 초콜릿 음료를 좋아했지만 직접 재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주로 멕시코의 고지대에 살았고, 카카오는 저지대 열대기후에서만 잘 자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즈텍 사람들과 저지대 부족간의 카카오 거래가 활발했다. 향신료를 찾아 신대륙으로 온 콜럼버스는 스페인으로 카카오를 가지고 갔다. 카카오는 유럽 부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너무 귀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나중에 유럽인들은 카카오에 설탕을 첨가하여 초콜릿을 개량하였는데 이로써 유럽과 미국에 대형 초콜릿 시장이 형성되었다.

골드러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이동을 막는 국가간 혹은 국내의 여러 제약들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방법으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는 가장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지금에서야 말이지만 진정한 골드는 캘리포니아 자체였다.한편 자연재해는 골드러시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지리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이 금을 향해 달려가듯, 지진과 화산 같은 재해를 피해가기 때문인데 관련된 이론도 꽤나 정립되어 있다고 한다.

이웃집 할머니가 이야기를 풀어놓듯 맛있는 음식으로 요리된 책을 음미해 본다. 책 속에는 사람들이 모여 발전한 지역, 탐험가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야기, 음식이 이동하고 문화가 형성된 이야기가 있다. 이것들을 찬찬히 탐험해보고 희열을 느껴보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