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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다가올 세계
프란치스코 교황.도메니코 아가소 지음, 이재협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예수님이 지금 계시다면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씀하셨을까? 주님은 사랑 그 자체이므로, 태초 때부터 이어진 그 사랑의 본질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면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셨을까? 2천년 전의 이스라엘에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던 것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겐 호기심을 끄는 생각들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에 대한 가장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이었다.
교황님의 말씀은 하나하나 곱씹어 볼수록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크게 다르지 않다. 궤를 같이 한다. 위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지금 처한 상황에 맞춰 쉽게, 그리고 깊게 전달한다. 그래서 비신자인 사람들도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속한 가톨릭 교회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한다. 아마도 예수님이 2천년 전이 아니라, 지금 나타나셨더라면 지금 교황님을 통해 흘러나오는 말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올해가 다 저물어 간다. 작년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은 멈출 줄 모르고 그 크기와 힘은 점점 세져만 간다. 그리고 인간의 감성은 이와 반비례해서 무뎌져 간다. 바로 현 시점, 전지구적인 문제인 이점에 대해 교황님은 도메니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신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이다.
코로나로 인해 잃은 것들은 너무나 많다. 그런데 그 코로나라는 무서운 전염병의 원인은 인간의 이기심에 기인한다. 물론 구체적인 원인이야, 중국 우한에서 퍼져나온 것임은 누구나 알지만 결국 그 또한 이기심의 발로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기심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코로나보다 더 강하고 무서운 것이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의 코로나는 인간에게 알리는 중요한 메시지일 수도 있다. 그간 잊고 있던, 자연의 소중함이라든가 공동체의 소중함에 대한 되새김. 그리고 너무 돈과 나만의 이익에 치우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팬데믹 중에도 이기심을 놓을 생각이 없다. 그러는 동안 지구는 사회는 병들어 간다.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매일 버려대는 일회용 마스크와 일회용품들은 기존의 쓰레기 배출양을 몇 배로 불려가게 만든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더 갈라놓게 된다. 그리고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사회적 모순을 더 심화시키게 된다. 코로나를 통해, 우리가 되새겨 봐야할 중요한 문제들이다.
교황님은 이런 일련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해, 정면으로 맞설 것을 주문하신다. 위기임에도 희망을 잃지 말 것을 주문하신다. 그리고 예수님이 당부하신 '사랑'에 대해서도 더 강조하신다. 교황님의 역설 속에는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귀한 선물에 대한 자각이 깃들어 있다. 바로 에덴동산이다.
"하느님께서 는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은퇴의 삶을 살라고,
혹은 바캉스나 휴가를 즐기거나 또는 그냥 소파에 앉아 쉬라고
에덴동산을 마련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하늘과 땅을 이해하고 가꾸라고 에덴동산을 허락하셨습니다."
인간을 창조하신 것은 에덴동산을 잘 가꾸라는 주님의 당부였다. 그 에덴동산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모든 인류가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고 있는 지구이다. 지구에 있는 모든 피조물과 손을 맞잡고 연대해 가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사랑의 의미이다.
이제 곧 2022년이 시작된다. 느낌이 좋다. 1보다는 2가 좋다. 더불어 있으니 말이다. 무려 2가 3이나 있는 2022년엔, 예수님과 사람과 자연이 어깨동무를 하며 연대하는 원년이 되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