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들 때문에 미치겠어요 하느님, 도와주세요!
그레고리 K. 팝케 지음, 문종원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복음서를 읽다 보면, 생활 속에서 적용할 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인간이 마땅히 지키고 행해야 할 '보편적 윤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것을 어느 때에 적절하게 적용하고 이해해야 하는가는 어렵기 그지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라는 구절은 어떤 괴로움도 견뎌가며 상대에게 맞춰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말씀이다. 그리고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 5,39)"라는 구절 또한 위의 말씀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마태 10,14)" 라는 구절은 앞서의 말씀과 상충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이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의 삶 속에 녹여 내기란 쉽지 않다. 사실 답을 내리기 가장 좋은 방법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라는 생각을 기준을 삼는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다. 예수님보다 나 자신의 감정과 판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예수님이 의도하신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우를 범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나는 성경 말씀대로 살고 있어!"라는 자만을 싹 틔우는 구실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런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가는 데에는 전문가나 주변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 좋고, 여의치 않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의 배경은 미국인데, 우리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와 너무나 닮아 있어서 놀랐다. '서양인들이라면 우리와 조금은 다르지 않겠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사람 사는 일은 그들이나 우리나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이 지닌 장점이자 매력이라면, 예수님의 말씀을 시의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요령을 쉽게 안내해 준다는 점이다. 예수님의 윤리는 보편적이면서도 상황에 따른 응용 윤리임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나는 윤리를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자각을 기반으로서 말이다.

일상에서,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 직장에서의 다양한 인간관계 등 사람과 사람이 마주할 때마다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지혜로운 처신이 될 수 있는지. 각 챕터를 지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깨달아가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한 가지만 기억하라. 하느님은 당신을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하느님은 당신을 창조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당신은 가망 없는 사람이 아니다.

본문 274페이지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