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지 - 푸른 눈의 청소부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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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 최문정 작가의 사회고발 신작 장편소설 어벤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와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김근식이 내달 출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여성과 가족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온 최문정 작가의 신작 어벤지푸른 눈의 청소부

 

고대 사회에서는 '눈에는 눈이에는 이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동해복수법'이 정 의실현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었지만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개인의 복수는 범죄 가 되었다.

 

이 때문에 국가가개인을 대신해 법률에 의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있다하지만법 의 약점과 맹점을 이용하는 가해자들이 있기 때문에 푸른 눈의 청소부는 이들을 찾아내 피해자 대신 복수를 해준다.

 

저자는 이를 통해 진정한 정의실현과 용서복수의 의미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어벤지푸른 눈의 청소부를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칙을 깨는 푸른 눈의 한 청소부 이야기!

 

강남의 재개발이 지지부진해 짐에 따라 부유층은 안곡의 신축 주상복합아파트로 몰려들게 되면서 안곡구는 대한민국 최고 부자 동네가 된다이로 인해 안곡구 주민들은 같은 원남시의 분정구와 하서구 주민들을 경계하며 명확히 구분 짓고자 한다심각한 빈부격차 때문에 안곡구의 범죄율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안곡구에 위치한 안곡경찰서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그 사건은 마치 조두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사건으로 범죄자였던 한인걸의 고환이 잘리고 항문이 오려지는 사건이었다이 사건은 한 달 전 발생했던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었다.

 

한 달 전 일어났던 사건은 자신의 친딸을 절름발이로 만들고임신까지 시켰던 재력가 안도현에게 미약한 법적 처벌을 대신해 그의 딸이 당한 것과 똑같이 고환과 아킬레스건을 잘라 버리는 사건이었다.

 

한인걸 사건은 사람한테 시달리는 것을 싫어하고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극도로 질색하는 민수와 추리소설 마니아이자 관찰력이 뛰어나 현장을 슬쩍 보고도 단서를 발견하며말재주까지 뛰어난 민수의 파트너인 희성이 함께 맡게 된다.



 

 함무라비법전 신봉자예요. “눈에는 눈이에는 이!"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함무라비법전은 똑같은 복수를 권장하려고 만든 법이 아니야.” 피해 본 것보다 더 심각하고 잔혹한 복수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지법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복수도 범죄가 되는 거야한번 시작된 복수의 순환은 결코 멈추지 않아눈에는 눈이라고그런 식의 복수는 결국 온 세상을 눈 멀게 만들 뿐이야? <51>



 

 그렇게 인간에 대한 무감정과 무관심을 드러내놓고 과시하면서도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누군가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사람은 바로 선배죠이번 사건도 그래서 맡았을 거예요다들 꺼림칙해 하는 사건이니까좀 억울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이 선배 희생 몰라주는 거" <56>



 

하지만두 사건 모두 피해자가 성폭행범이었기에 대다수의 국민들은 한인걸을 그렇게 만든 범인을 옹호하면서 팬카페까지 만들어지게 된다수사를 하는 경찰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과 반대 움직이 커지는 가운데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한인걸 사건의 피해자였던 정혜미의 아버지 정영준을 올려두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복수할 겁니다어떤 일을 당해도 기어이 복수할 겁니다제가 반드시 똑같이 갚아줄 겁니다." 전 국민이 텔레비전으로 영준의 맹세를 지켜보았다민수는 영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순간 화면을 정지시켰다영준의 치켜 뜬 눈이 마침내 생기를 띠며 반짝였다어둠 속에서도 영준의 눈은 선명하고 화려하게 빛났다너무 익숙한 눈빛이었다살인범들은 모두 그런 눈을 하고 있었다. <113>

 

 안국경찰서 홈페이지는 매일 다운되었다게시판에 올라온 대부분은 한인결을 다치게 한 범인을 잡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수사를 중단해달라는 진정서가 하루에 한 박스씩 쌓였다범인을 잡는 형사를 죽이겠다며 협박하는 인터넷 게시판 글이나 편지도 계속 쌓여갔다. <132>

 

사람들이 범인을 인간 쓰레기를 청소하는 청소부로 지칭하며 추앙하기 시작하지만정작 피해자가 목격한 범인의 인상 착의는 고작 새하얀 피부와 푸른 눈을 가졌다는 사실 밖에 없기 때문에 미궁에 빠지고 만다.

 

더욱이 청소부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자 증거를 곳곳에 남겨 놓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경찰의 수사는 더욱 혼란을 초래하고 사건의 용의자는 점점 확대되어 간다.

 

이렇게 범인과 피해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분명한 가운데 선과 악의 구분이 점점 흐려지지만 그래도 민수는 복수도 범죄일 뿐이라며 굳게 버텨나가지만희성은 점점 범인 검거에 회의적이 되어가면서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한다.

 

과연 두 형사의 인식이 엇갈리는 가운데 과연 푸른 눈의 청소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나자르 본주는 흔히 '악마의 눈이라 불린다백인들의 침략에 시달렸던 터키인에게 푸른 눈은 악마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다하지만 터키인은 악마의 눈을 부적으로 삼아 집을 장식하고 몸에 지니고 다닌다악마가 다가오다가 나자르 본주를 더 강한 악마로 착각해 달아난다는 미신 때문이다악을 없애는 건 결국 더 강한 악이었다. <58>

 

 보통 여자아이들은 실험실로 들어서는 순간 질색하며 뒷걸음질 했지만 나는 아니었다매일 더 끔찍한 일을 겪고 있던 나는 스스럼없이 다가가 투명한 플라스틱 박스 안에 있는 개구리를 맨손으로 잡았다아버지 덕분에 나는 공포와 맞서는 법과 고통을 인내하는 법을 일찌감치 깨달았다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129>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평범한 복수에 불과할지라도 내게 그건 신성한 의식이었다누군가에게는 저열한 폭력으로만 느껴질지라도 내게 그건 인간이 사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들어줄 구원의 행위였다내 생명을 보호하고 내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멈추지 않고 악을 짓밟아야 숨을 쉴 수 있었다나는 살 아남기 위해 더 거대하고 강한 악이 되어야만 했다. <141>

 

최근 법무부는 소아성기호증(소아성애아동 성범죄자가 형기 종료 이후에도 치료 감호가 가능하도록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성범죄자에 대 한 처벌을 결정 짓는 법원은 이와 달리 엄격한 모습보다 온정주의로 일관하고 있 는 것 같다

 

참고로 2019 대법원 양형위원회 연간보고서'를 보면한해 전체 성범죄 가운데 41.8%가 법정형보다 가벼운 형량을 받았으며막상 법정형보다 더 무겁게 처벌받 은 것은 고작 4.3%에 불과했다.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인해 처벌 수위가 높아졌지만실제 양형은 피해자와 함의진지한 반성형사처벌 전력 없음등의 이유로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현실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서인지 어벤지푸른 눈의 청소부를 읽으며 범죄자를 대신 처벌해주는 푸른 눈의 청소부를 통해 마음속에 걸리적 거리는 무언가가 해소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살기 위해 더욱 악이 되어야 하는 그를 보며 얼마나 범죄가 끔찍하고 많은 것들을 앗아 가는지 깨닫게 된다요즘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통렬하게 지적하고 있는 어벤지푸른 눈의 청소부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보길 기원해 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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