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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스탠드 ㅣ 꿈꾸는돌 32
추정경 지음 / 돌베개 / 2022년 7월
평점 :
요즘은 도통 책 읽기를 등한시하는 아들과 함께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얘기를 나누다 보면 부자간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조금은 더 아들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서평단을 응모했던 <언더, 스탠드>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7/pimg_7740571403523331.jpg)
이 책은 <내 이름은 망고>로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추정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로 가서 봐야 알 수 있다는 의미의 ‘언더, 스탠드’를 제목으로 하고 있을 만큼, 사람과의 관계와 그에 대한 이해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VR 프로그램 개발 스타트업 대표인 목훈은 프로그램 테스트 중 반타 블랙이라 불리우는 화이트 해커에 의해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고 만다. 반타블랙은 목훈에게 프로그램 개발 중단 종용하는 가운데 의료용 재활 VR 프로그램 개발을 맡긴 함 회장은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한 멸치잡이 VR 프로그램에 현실성이 결여 되어 있다며 직접 멸치잡이 어선에 오를 것을 요구한다.
또한, 함 회장은 유산 상속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자식들이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인도 록파족 체험을 해볼 수 있는 VR 개발도 의뢰한다. 록파족은 고려장과 비슷한 것으로 나이가 든 부모를 히말라야 산에 데려다 놓고 식량을 1달 분량치만 놓고 매달 찾아오는 것으로 곧 부모의 죽음을 의미한다.
★ “아, 함 회장이 마지막 6개월째에는 양식이 떨어져도 자식들이 찾아오지 않는 걸로 세팅해 달라십니다.”
“괴팍한 노인네군요.”
눌러놓았던 진심이 새어 나갔다. 박 원장은 껄껄대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의 빈 잔을 채웠다. 필터 없는 말을 끌어내려고 소주를 시켰나. <81쪽>
함 회장의 지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멸치잡이에 나서면서 그는 어릴적 자식들에게 고지식하고 자식들을 방치한 아버지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며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던 아버지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걷어내고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 “아들은 아버지의 반쪽 인생밖에 알 수 없으니까. 훈아, 네 아버지가 아버지이기 전이었던 시절 생각해 본 적 있냐? 조그마한 아이였던 시절부터 청년이었던 날들. 넌 영원히 그 시절을 모르는 거야. 그 남자가 어떻게 살아와 너를 만났는지. 너와 네 아버지가 인생의 절반만 공유하듯 네 아이도 네 인생의 절반만 공유하는 거다. 그러니까 네 자식도 결국 널 이해하지 못 할 거야.” <129쪽>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고 해도 그 속을 모르는 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아래로 가서 봐야 알 수 있다는 <언더, 스탠드>처럼 작가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매체로 VR이라는 가상공간을 활용해 아버지의 진심을 조금씩 알아나간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7/pimg_7740571403523333.jpg)
이 책을 통해 나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의 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 많을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내가 의도했던 것과 결과가 똑같지 않듯이 그를 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말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817/pimg_7740571403523334.jpg)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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