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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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고민은 다 있다.”

100m 달리기 여자 세계기록은 남자보다 더 난공불락의 벽으로 여겨지고 있을 만큼 아직까지도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이 기록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미국의 그리피스 조이너가 수립한 10초 49이다. 하지만, 이 기록을 뛰어 넘는 것이 자신의 목표인 주다연은 17살이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인들과 함께한 전국 대회에서 12초 03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하며 모두의 관심을 받고있는 육상 유망주다.

하지만, 부상이 찾아온 후 재활을 통해 발목은 완치가 되었지만, 다연의 마음은 여전히 부상에 머물러 있다보니 달리기는 것에 대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런 와중에 한강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구구 아저씨.

구구 아저씨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닭둘기’. 곧 비둘기다. 그는 88서울올림픽 당시 비둘기 쇼를 위해 홍콩에서 넘어 온 비둘기의 후예로 휴대폰 사용에 능통할 정도로 요즘 인싸? 아니 비둘기다. 하지만 10m 밖에 날지 못할 정도로 전형적인 서울 토종 닭둘기다.

그렇게 구구 아저씨와 대화를 하며, 다연이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 가까워진다. 다연이는 부상을 당하게 된 이야기, 부모님의 이혼 등을 이야기하며, 그간의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는다. 주윤발을 동경하는 구구도 첩혈쌍웅 3편이 제작된다며 오디션 지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육상을 계속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다연은 자신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휴대폰을 버스에 놓고 내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휴대폰을 다시 찾기 위해 구구 아저씨와 그의 친구인 프린스(비둘기). 그리고 편의점 알바생 해수 등이 힘을 합치면서 말도 안 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구구 아저씨의 고향인 홍콩까지 여정이 이어지니 책을 통해 다연과 구구 아저씨의 환상 케미를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나에게도 이런 ‘구구 아저씨’가 있었으면...”

작가는 절망에 빠져 있더라도 주위에는 분명 자신을를 믿어 주거나, 지지해 주는 구구 아저씨 같은 존재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인생은 항상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일지라도 분명 어제와 오늘은 다르고, 오늘과 내일도 똑같지 않을 것이다. 실패가 있더라도 실패를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실패에 안주해 포기해 버린다면 다시 나아갈 용기도 희망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곁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면 보다 쉽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 다연도 부상 트라우마로 인해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마음속에 갇혀있던 고민들을 구구 아저씨에게 털어 놓으면서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요즘은 가족 간에도 소통이 부족할 정도로 각자도생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 책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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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아저씨, 고장 난 엘리베이터에 탄 깁누 알아요? 내가 여기 갇혔는지 아무도 몰라서 구하러 올 것 같지 않은 기분.”
“난 그래 본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넌 딱히 살려달라고 비상구조 버튼을 누르고 싶지도 않은 거지?”
“…….” <27쪽>

[둘] “인간들은 우릴 싫어하지만, 우린 인간들과 수준 높은 대화가 가능한 엄연한 서울 시민이야. 물론 그걸 알아듣는 바로 너 같은 꽤 운 좋은 인간 한정이지만. 원한다면 다년간 대통령 후보자 벽보를 읽어온 입장에서 다음 대선에서 당선이 되고 싶다면 포스터는 이렇게 만들라고 조언해줄 수도 있어.” <37쪽>

[셋] 2009년 6월, 비둘기는 공식적으로 서울의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었다. 분변 및 털 날림 등으로 문화재 훼손이나 건물 부식 등의 재산상 피해를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인기 없고 불결한 동물로 서울시에서 보증을 한 셈이다. <88쪽>

[넷] “걔 중학교 때도 잘난 척 쩔었대. 내 친구가 걔량 같은 중학교 나왔잖아.”
“그동안 좋았는데, 걔하고 같이 달리는 거 짜증 나.”
“걘 끝났어. 이제 그런 기록은 못 낼걸. 잘난 척도 끝이야.”
손이 떨렸다. 다연은 다른 손으로 떨리는 손을 꽉 잡았다.
“이번에는 오른쪽 발목 부러지면 좋겠다.”
“아, 미친. 악마세요?”
“야, 그럼 대박이지. 그럼 진짜 육상 관둬야 하는 거 아냐?”
부상이 완벽하게 낫고도 다시 달릴 수 없게 된 건 그날부터였다. <118쪽>

[다섯] “존 레넌이 노래했지. 인생이란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한 동안 슬그머니 일어나는 일이라고. 그게 인생이란다.”
구구는 자신의 계획대로 되고 있다며 흥얼거렸다.
비둘기 주제에 ‘인생’을 논하다니 태연한 건지 뻔뻔한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노래 가사처럼 계획대로 인생이 살아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계획 같은 건 세우지 않아도 되는 걸까.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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