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알아야 할 수학은 초등학교에서 모두 배웠다
최수일 지음 / 비아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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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부터 수학을 포기했던걸까.
x축, y축이 나오는 그래프를 보면서 부터였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수포자이지만, 아이만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데..


초등학교에서 정말 알아야 할 수학을 모두 배운다니. 초등학교 수학만 잘 배워도 된다는 말인가? 그럼 나의 수학은 초등학교때부터 문제가 있었던걸까? 여러가지 답답함과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에 있는 몇가지 문구가  와닿았다.
"부모가 수포자였다면 아이를 제대로 지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
"아직 어린 자녀가 수학을 질문해올까 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분"
바로 내 이야기다.

 

 

여행일정표 읽기(시차를 반영한 비행소요시간 계산 등), 일출시간으로 일몰시간 계산하기, 신용카드 비밀번호에 숨겨진 비밀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숫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쏟아지는 숫자들로 슬슬 머리가 아플려고 할즈음..
학구산이라는 재미있는 계산이 나왔다.

학과 거북이의 머릿수의 합이 10, 다리 수의 합이 28이다.
학과 거북은 각각 몇마리인가?

 

여기서 내가 길을 잃은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여러가지 방법의 풀이 중 문자(x,y같은)를 활용한 것과 그렇지 않은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 문자를 활용한 문제풀이법이 갖는 의미를 보여준다.
 
"식이 만들어지면 이후 가감법 등 주로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답이 나오므로 답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유익하지만, 주어진 상황과 맥락을 잊은채 문제를 풀게 되므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단순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어집니다. 문자를 사용한 이후의 수학에서는 사고력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랬다, 맥락 없이 답만 구하는 수학이 수학의 재미를 잃게 만든 것이었다! 
내가 수학공부를 못한것에 대해 변명을 찾는것 같기도 했지만.. 막연히 난 수학 못해라고만 생각해오던 것에 대한 이유를 알아야 아이 또한 나와 같은 길을 가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테니까. 이유를 찾는건 중요한 문제다.

 

주민등록번호, 바코드가 만들어지는 원리, 경제성장율, 마트의 물건할인율 같이 언뜻보면 오해하기 쉬운 것을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 소수가 암호에 활용되는 이유, 과속방지 카메라가 속도를 측정하는 방법 등 일상생활에 수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주제마다 그 주제에 활용된 수학개념과 언제 그것을 배우는지가 명시되어 있다. 위에서 말한 학구산의 경우 <초6 비와 비율>이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게 이렇게 중요한 개념일 줄이야. 읽으면 읽을수록 초등학교 수학의 중요성과 대충 넘어가선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차곡차곡 개념을 쌓아나가야지 속도를 내서는 안될 것 같다.

 

아이가 학교 입학을 앞두고 연산문제집을 권유 받았다.
작년에 "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에 실린 최수일 선생님의 글을 보고, 무턱대고 연산훈련은 시키지 않으리라, 초등수학은 개념학습이 가장중요하지! 라고 굳게 마음을 먹었건만.. 역시나 닥치고 보니 흔들렸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이 출간되었고 다급한 마음으로 읽게되었다.

읽고 나서 다시금 마음을 먹었다.  막연한 연산훈련은 시키지 않으리라.
획일화된 풀이법 훈련이 아닌, 다양한 풀이법을 알아보는 "생각하는 수학"을 하도록 도와줘야겠다고 다시한번 마음먹었다.

 

수포자를 위한 책이라고 했지만,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직접 한번 계산해보고 생각해보라는 제안이 많기때문에 종이와 연필도 필요하다. 그래도 설명이 친절하고 문제를 풀고나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수학이 명쾌해서 좋아한다는 사람의 말을 조금은 체험해볼 수도 있었다. 또한 아이의 수학공부 방향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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