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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조셉 캠벨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캠벨의 신화에 대한 놀라운 식견과 그것을 번역해낸 이윤기 선생의 힘에 대해 더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데 이 책의 완성도, 즉 책으로서의 형식적 완성도를 따끔히 지적 안 할 수 없겠다. 이 책은 액면가 18000원의 양장본 책이다. 그런데 책 안에서 발견되는 그 엄청난 오탈자들은 이 책이 성의없이, 혹은 매우 조급하게 만들어졌음을 증명한다.
(내가 본 책은 2007년 6월 5일에 발간된 신장판 4쇄이다.)
우선 차례부터 문제다.
차례에는 제1부도 '영웅의 모험'이고 제2부도 '영웅의 모험'이다. 그래서 원래 그런 줄 알았더니 본문에서는 2부가 '우주 발생적 순환'이다. 2부 해당 페이지를 펼쳐 보았더니 '우주 발생적 순환'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또 프롤로그에서 밝힌 1부 각 장의 소제목들이 차례의 제목과 일치하지 않는다. 본문이 '회귀'이면 차례는 '귀환'인 식이다. 이는 번역의 과정이나 편집의 과정에서 개념의 대표 번역단어를 명확히 정하고 교정보지 않는 탓이다.
그리고 다음은 앞페이지부터 내가 눈에 띄는대로(절대 꼼꼼히 본 게 아님) 표시한 오탈자다.
일일이 지적하기 싫어 1부의 일부만 지적하고자 한다. 숫자는 페이지를 나타낸다.
29, 끈질길 - 끈질긴
58, 번개를 - 번개는
81, 생할 - 생활
148, (디아나)) - (디아나)
여신을 - 여신의
167, 버로 - 바로
171, 때닫는다 - 깨닫는다
177, <산>과 <악> - <선>과 <악>
178, 카덱시스cathexes,...) - 카덱시스(cathexes,...)
193, 그렇게 할 있다면 - 그렇게 할 수 있다면
194, 새 집, 새 하인, 시 아들 - 새 집, 새 하인, 새 아들
198, 두 가지 층면들 - 두 가지 측면들
208, 하님이 - 하느님이
대충 이렇다. 그 뒤로는 나와도 표시하지 않았다. 귀찮아서.
신장판이 4쇄를 찍었다는데 4쇄를 찍는 동안 책 찍기 바빠서 그랬는가.
보통 다시 다음 쇄를 찍을 때는 교정을 다시 보는 법이다.
이건 전혀 그런 노력이 없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싼 책을 파는 대형 출판사가 이런 오만한 태도를 가져선 안 된다.
민음사는 반성해야 하고
내가 산 이후의 쇄에서는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