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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연인
다이라 아즈코 지음, 김은하 옮김 / 글램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남 보기에 번듯한 직장, 괜찮은 외모, 적당한 학벌, 모나지 않은 성격 등...
특별히 최상의 조건들을 욕심내지 않아도 적당한 수준을 맞춘다는 것이 쉽지 않다.
늘 그렇다.
나는 크게 바라지 않는데 왜 갖지 못하는 걸까? 왜 내게만 이다지 어려운 걸까?
적어도 이 지점 한 구석에 동감한다면, 이 책 『B급 연인』 의 일곱 단편의 등장인물들에 연민을 느낄 것이다.
어장관리하는 많은 여자의 메시지를 보고서야 자신을 잊지 않았다고 안도하는 남자,
호감 있는 남자가 데려온 여자를 책임지는 여자,
내가 쏟은 애정에 비해 상대의 열정(이자)이 부족하면 손해 보기 전에 전액을 거두어들이는(애정을 포기하는) 구두쇠 등,
한 꺼풀만 벗기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속살이 딱해서 뭐라 나무랄 수도 없다.
사실은 상처받기가 겁나서, 표현이 서툴러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유쾌하다. 작가 특유의 유머감각은 서툰 관계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든든한 지지대 역할을 한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에서 부인하고픈 내 모습을 찾아내고는 그들에게 슬그머니 위안을 받고 또 격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새로운 봄날을 기다리는 요즘, 잘 어울리는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