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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ers for Architects 1 : 들뢰즈와 가타리 ㅣ Thinkers for Architects 1
Ballantyne, Andrew 지음, 장정제.송규만 옮김 / 스페이스타임(시공문화사) / 2010년 3월
평점 :
들뢰즈 철학과 건축을 접목한 책이 나와서 궁금하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구입하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무지 독해가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아마존 킨들로 영어본을 즉시 구매해서 읽어보니, 명쾌하고 쉬운 내용이었는데 번역이 엉망이라 책을 읽어나갈 수 없었던 것이었다.
들뢰즈 철학 전공자가 번역한 책이 아니니 개념어 번역의 문제점은 대충 눈감고 원문 대조하며 넘어가기로 마음먹고 읽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어내려갈 수가 없었다. 개념어를 이상하게 번역한 건 이해한다. 하지만 중간에 번역을 빼먹고 넘어간다던가, 오역을 한다던가, 한국말이 안되는 비문이 남발하는 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번역은 어려운 일이라, 왠만큼 내용 파악이 되는 정도면 별로 욕하지 않고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의 오역 수준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되는 정도여서, 알라딘에 리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 한두개 혹은 열댓개 정도만 되어도 하나 하나 번역과 원문 대조해서 지적해 주고 싶었으나, 거의 통째로 재번역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니 몇개의 잘못된 번역 사례를 뽑는 것조차 짜증이 나서 하지 않기로 했다. (너무 재밌었던 오역 사례 하나, 5장에 liver가 나오는데, '간'을 '생활자'로 번역한 걸 보고 책상에서 굴러 떨어지는 줄 알았다. 몸 속 장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맥락이었는데, 어떻게 '생활자'로 번역할 수 있는지......헐!)
한마디로 정리하면, 도대체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을 수나 있는 사람이 번역한 것인지 의심될 정도의 번역은 참담할 정도다. 들뢰즈 내용 이해는 고사하고, 영어 문장 구조에 대한 문법적인 기본 지식마저 의심스러운 수준. 나름 참신하고 흥미로운 책을 이렇게 참담한 수준으로 번역해서 출판한 출판사는 도대체 일이라는 걸 하는 곳인지 의심스럽다. 내용은 몰라서 그렇다 치고서라도, 한 페이지도 비문없는 문장이 없는 정도의 책을 어떻게 검토조차 안하고 출판할 수 있었는지 그 강심장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역자와 출판사 모두 이런 식으로 책을 망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출판사에 요청합니다. 이 책의 판권을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이상, 다른 출판사에서 책을 낼 수 없는 상황일테니 부디, 제발, 재번역하여 재출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흰 종이 위에 까만 글씨가 있다고 모두 책은 아닙니다. 책이 책다울 수 있도록 부디 제대로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