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시대의 기록 (전 3권 세트) - 고문의 한국현대사
박원순 지음 / 역사비평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 시대 시민운둥의 대부 박원순 변호사가 역작을 냈다.  숨겨왔던 고문의 역사 '야만시대의 기록' . 기록할래야 차마 부끄러워서, 아니 부끄러움도 모르는 인간의 탈을 쓴 야만의 시대여서 기록되지도 않았던 일들을 하나 하나 끌어모아서 쓴 피로 얼룩진 책이다.

3권짜리 전집을 알라딘에 예매하고나서 책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다 지금 막 1권을 다 읽었다. 1권은 고문에 대한 일반적인 상황만을 기록한 것인데도 이렇게 가슴이 벌렁된다.  2권, 3권의 차례를 보니 일제 시대부터 현재까지 자행되어온 고문의 실례들을 기록해 놓은것이라 정말 말 그대로 피가 강을 이루듯 흥건할텐데,  벌써부터 무섭고 안타깝다.

김근태 현 열린우리당 의장의 예, 함주명씨의 예, 권인숙씨의 예등 국가가 묵시적으로 인정한 밑에서, 국가기관의 사주아래서,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의 탈을 쓴 짐승보다 못한 인간에 의해 자행된 숨겨진 부끄럽고 아픈 우리 역사 이야기.

이런 슬픈 분노를 쓰고 있는 지금(11월 2일), 인터넷 포탈사이트에서 대표적인 고문가해자였던 이근안이가 오는 11월 7일 만기 출소한다는 뉴스 를 보았다. 몇 년 간의 도피 끝에 자수하여 붙잡혀 구속 수감되었다는 뉴스를 본 것이 어제 인듯한데, 그는 벌써 출소란다. 

몇 십 년전에 받은 고문때문에 아직까지 사지(四肢)가 온전치 못하고,  정신을 놓아버리고, 게다가 죽어간 사람들, 그 가족들의 가슴에 아직 상처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그 악명 높았던 고문가해자는 벌써 법의 처분을 받고 자유의 몸이 되었단다.

역사의 심판을 믿어야 하나?  하늘의 정의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오늘 이 글을 쓰며서, 이 시대, 이 땅에서 살고 있는 내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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